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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강아지 Dec 22. 2021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이른 아침에 저수지에 비친 달빛이 정말 아름다웠다.

달이 든 유리병에서 달이 쏟아진 것 같았다.


아무도 치울 생각을 하지 않는 달빛.


마음이 답답하고 생각이 많이 들어서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책을 다시 꺼내 보았다.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책은 다 좋다.

책에서는 가슴 뛰는 일을 하라고 했다.

그게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이자 목적이라고.

내가 가슴 뛰는 삶을 살 때 우주는 그 일을

최대한 도와준다고 했다.


그렇다면 내가 진짜로 가슴 뛰는 일은 무엇일까?

몇 가지 있긴 한데 그게 진짜 가슴 뛰는 일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좋아하는 일인지 의문이 든다.


내가 바보 같은 일에 가슴 뛰고 있는 건 아닌지

가슴 뛰는 일을 따라가다가 길을 잃고 실패하는 건

아닌지.

초등학교 때가 생각난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투명인간이 되었지만

초등학교 때는 그림을 잘 그리는 편에 속했다.


반에서 친하지 않은 애들도 나에게 그림을 그려 달라고 했었는데 그림을 그릴 때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왔다.

나도 모르게! 내성적인 나는 학교에서는 절대 콧노래를 부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내가 흥얼거린다는 걸 깨닫고 얼른 멈추었지만

콧노래... 거기에 비밀이 숨어 있는 것 같다!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는 예전에 헌책으로 산 건데

책 뒤에 본래 주인이 글을 적어 놓았다.


'2009.1.29 올레로 떠나며'


꼭 12년 전 오늘이다.

올레로 떠나는 한 사람을 생각한다.


언젠가 엄마에게도 언제 가슴이 뛰었는지

물어본 적이 있는데 엄마는 이렇게 답했다.

"아빠 빚 다 갚았을 때, 운전면허 땄을 때, 힘들고 어려운 곳에서 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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