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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만의 방

독립적 공간이 지닌 힘

by 궁금한 민지

1회용이고, 재질이 중요하고, 섹슈얼리티에 관여하는 제품. 무엇이 떠오르셨나요? 바로 생리대와 콘돔입니다. 재사용이 불가하며, 민감한 피부가 닿는 부위인 만큼 거부감이 없는 촉감이어야 하며, 체액과 닿았을 때 유해물질을 발생시키지 않아야 하죠. 모두 생식과 성행위에 직결되는 물건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또 있습니다. 바로 ‘자기만의 방’이 없다는 점인데요. 생리대는 화장품 파우치와 한데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고, 콘돔 역시 본디 현금을 보관하는 지갑 등에 끼여 살곤 하죠. 물론 요즘에는 생리대 전용 파우치나 콘돔 월렛이 나오는 추세지만, 소비자 개개인의 삶에 실제 얼마나 침투했는지는 알 길이 없네요.

몇 년 전, 유럽을 다녀온 직장 선배에게 2*5cm 크기의 철제 주얼리함을 선물 받은 적이 있는데요. 좋은 보관장소는 그곳에 들어갈 물건을 더 소중히 여기게 하는 힘을 지녔더군요. 1년 뒤 마찬가지로 떠나게 된 유럽여행에서 아침저녁마다 의식처럼 팔찌를 꺼내고 누이곤 했습니다.

틴케이스를 제공하는 SAIB의 콘돔이 인상적인 이유입니다. 섀도우와 쿠션, 립스틱과 함께 파우치 속에서 뒹굴기 마련인 녀석에게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주니, 제 몸짓부터 달라집니다. 사랑을 나누는 순간 조용히 낮추는 조도처럼,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동작 하나로 사랑에 입국하기 위한 여권을 찾아내죠.

prêt-à-aimer, 랄까요. 사랑을 나누기 위한 준비물이라면, 이렇게 우아해져도 좋겠습니다.




썸네일 사진 @judithzimmermann (unsplash.com)



Brand 세이브 (SAIB)

Price 세이브 프리미엄 콘돔

Product 7천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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