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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들 seondeul Mar 17. 2016

귀촌일지 ;예상과 걱정 사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예상과 걱정 사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마당에 전봇대를 세우고 나서야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루의 손님은 고양이와 참새들. 그리고 발자국만 꾹 남긴 채 조용히 다녀가는 고라니. 해가 뜨면 사람들의 대화 소리 대신 새소리가 들리고, 해가 지면 새카만 어둠 속 유일한 등대가 되는 이 곳. 느타리봉에 오게 된 만두네 가족 이야기.




모든 이야기는 우리 가족으로부터 출발한다. 길가다 지나칠 아줌마와 아저씨, 학생이지만 

여기에서 만큼은 주인공이 될 세 명의 인물을 소개하겠다.          


느타리봉 만두네 




 김만두


역할: 

아빠 및 교주. (구)사진사, (현)공구 가게 운영.


특징: 

1. 탁구. 

2. 서두르기.

3. 사투리를 표준어처럼 구사하기(사실 우기기) 달인.     




홍아트


역할: 

엄마 및 홍쌤. 공방 운영.


특징: 

1. 모든 꼼지락을 사랑함. 

2. 반경 10m 내의 모든 사람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음. 

3. 자발적 일 시키기 달인.     





역할

딸 및 꿀백수. (구)미대생 (현)집요정


특징: 

1. 자신 있는 건 세상에서 제일 야무지게 놀기.

2. 자주 먹고 자주 배고픔. 그래서 구박 받음. 

3. 나름 행복하기 달인. 






 나는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덕분에 점심을 먹다가도 튜브와 텐트를 프라이드에 싣고 신나게 계곡으로 향하는 엄마 아빠의 공으로 짙은 시골 소울을 지니게 된다. 원산지에서의 습성은 용인으로 이사를 한 후에도 발휘된다. 어린 나는 아파트 화단의 앵두와 학교 앞 가로수의 버찌를 따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난다. 대학생에 된 후에, 나는 서울, 엄마는 용인, 아빠는 청주의 세 사람 세 집 생활이 이어진다. 천성이 무르고 느긋한 우리에게는 험난했던 다년간의 수도권 생활은 심신을 점점 지치게 했다. 서로의 껌딱지였던 우리는 떨어져 살게 된 이 상황을 애써 웃어 보이며 삼켜냈다. 





그러기에 귀촌은 어쩌면 우리 가족이 오랜 시간 동안 꿈꿔왔을 일이며,  

그리고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나의 대학 졸업은 셋이 함께 그어 놓은 출발선이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아직은 꿈만 같은 ‘그 집’에 있다. 


 가족의 염원이었던 귀촌을 준비하는 과정. 

필요한 준비물부터 고려해야 할 크고 작은 것들. 

버려야 할 것과 또한 얻어지는 것들. 

작게 벌고 작게 쓰며 크게 행복하기로 결심한 우리 가족의 귀촌 일지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려고 한다. 


그저 이렇게 사는 방법도 있구나,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생각해주시라. 

누군가에겐 신기하거나 이상한 사람들로. 누군가에겐 상상을 실현한 멋진 사람들로 읽히길. 

이제 일지의 첫 장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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