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_2018.01.05
카더가든_Home Sweet Home
수련하는 중보다 밖에 나가지 않는다며, 꼼짝도 않는 나를 아빠가 집 밖으로 끄집어냈다. 사람이라면 이쯤엔 나가줘야 한다고, 고무신을 꼬여 신고 세 식구가 겨울 산책에 나섰다. 산책을 빙자한 등산 사기로 향하는 길이였고, 목에서 바람 맛을 느끼며 느타리봉을 반 바퀴 돌아 내려왔다. 어쩌다 보니 1월 1일에 등산을 했다. 그 전날에는 목욕도 다녀왔다. 계획한 건 아닌데, 촌스럽게도 해야 할 것은 다 했다.
2018년이 시작되고 다섯 번째 날이다. 쉽게 흐트러지는 마음. 황량한 마당에 인사치레로 발을 디뎌본다. 저녁식사 시간은 한없이 길어지고, 음료는 아이스를 외치던 나도 시골의 추위 앞에서는 무너져 뜨거운 차를 마신다. 채도가 빠진 채 움직이는 것은 다 물기가 없는 황량한 풍경 속에서 코가 시리다. 아직 반도 안 지났는데, 겨울이 너무 길다. 느린 노래를 들으며 담요를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