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편_늦봄부터 여름까지_필름
5월에서 8월 사이에 라이카 미니로 찍음.
식물 구경 실컷 하기. 고양이도 조금 나옴.
하우스 안
쪽파
화분들
페튜니아
올해는 페튜니아를 아주 많이 심었다. 모종으로도 사 오고, 씨앗을 심어서 피우기도 했다.
일터
길을 새로 만들었는데 잔디가 있어서 밟지 않으려고 하는지 원래 길로 다니길래, 양 쪽에 멜란포디움을 심었다. 옮겨 심을 땐 잔디 뜯고, 벽돌도 놓느냐고 힘들어서 속으로 조금 욕했는데, 그늘에서 서늘해진 지금까지 오래도록 피어있는 걸 보니 그게 미안하다.
초록
2년 전 엄마 아빠가 나무시장에 다녀오더니, 오늘 사 온 것 중에 제일 비싸다며 수양 자작나무 세 그루를 내 방 앞에 심어주셨다. 그 해 겨울까지 둬봤지만, 두 그루는 죽었다. 살아준 한 그루가 이렇게 잘 크고 있다. 지나갈 때 악수를 하고 지나가야 할 만큼 가지가 길어졌다. 봄에는 잘라줘야지. 방의 커튼을 열고 있을 때 바람이 불면 잎끼리 사르륵 스치는 소리가 난다. 그럼 행복해진다. 고양이도 고양이 밥그릇에게도 그늘이 되어준다.
흰
차조기, 토마토, 가지, 호박과 고추. 얻어온 모종도 있고 심지 않았는데 난 애들도 있다. 싱그럽고 예쁘다. 곧 있으면 찬바람에 사라졌다 내년에 볼 얼굴들.
접시꽃과 원추리
7월은 한 해 중 마당이 가장 아름다울 때. 4번째 7월이다.
마요와 엄마 껌딱지 옹심이. 메리골드와 인디언 국화, 해바라기, 캐모마일과 나리꽃.
버티고 버티다 5월에 카펫을 접었다. 대자리를 걷고 3달 만에 다시 꺼내야 할 듯하다.
여름의 하루는 단조롭다. 일을 마쳐도 해가 떠있다. 이것저것 갈무리를 하고 그날 수확한 것들을 들고 집에 들어온다. 8시쯤 늦은 저녁을 먹고 11시쯤 방으로 들어온다. 저녁노을에 부랴부랴 마당에서 밥을 먹는다. 아주 추워지기 전까지는 좋아서 그 맛에 벌레도 참는다. 긴 겨울엔 5시부터 뭐 먹을지 저녁 걱정을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샤브샤브 같은 음식을 먹고 나도 9시라 밤이 길다. 콧물이 나와도 남은 가을 햇살이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