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찬란한 한국어 수업
다섯 명과의 하루하루는 오색찬란하다
이주배경학생, 다섯 명과의 하루하루는 오색찬란하다.
월요일은 수업 태도가 좋은 날,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는 초록색 날이다. 토, 일요일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려서인지 모든 아이의 모습이 예쁘다. 그래서 난 월요일을 무척 기다린다. 내 기분도 덩달아 한결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화요일은 그럭저럭 그런대로 괜찮은 날, 보라색 날이다. 아이들의 공부하는 모습도 아직은 보라색이어서 괜찮다. 나도 수업할 만하다.
수・목요일은 빨강・파랑・노랑 줄무늬 색 날이다. 아이들의 수업 태도가 풀리고 게을러지며 ‘몰라요’, ‘싫어요’, ‘선생님! 간식 주세요’를 연발한다. 수업의 맥이 연신 끊기는 날이어서 나도 서서히 맥이 빠져간다.
금요일이 되면 다섯 명이 그리는 수업 색깔은 오색찬란하다. 그림 그리는 아이, 옆 아이와 말하는 아이, 엎드려있는 아이,... 특히 한국어 강사님이 수업하는 3, 4교시 때에는 “OO야, 공부하자”하며 일으켜 세우기, “OO야, 앉아라”하며 쉴 새 없이 말해야 한다. 울화통 터지는 순간이 오색으로 교차한다.
하지만 오늘도 나는 어김없이 한국어 수업을 한다. 아직 두어 달이 안 되었지만 아이들은 제법 한국어를 읽고 쓸 줄 안다. 서투르게 말하려고 한다. 조금씩 한국어로 감정 표현하며 어느덧 한국 아이처럼 되어가고 있다.
다섯 명의 오색찬란한 참새반 아이들에게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는 소중한 사람! 아끼고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사랑하려고 한다. 언젠가 나의 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어를 열심히 가르치려고 한다.
(2024.11.18. 아이들을 모두 보내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