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초섬시금치

섬초 이야기 (1)

by 초들


새해 들어 '섬초'를 수확하는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섬초'는 섬에서 수확하는 시금치다. 내 고향 도초도에서 '도초섬시금치' 브랜드(brand)화 했다. 추울수록, 겨울 해풍(海風) 많이 받을수록 달고 맛있는 '도초 섬 시금치', 겨울이면 나는 어김없이 '섬초'를 뿌리까지 잘근잘근 씹어 먹는다. 암에 좋다나... 입에 고이는 군침은 덤(dum)이다.



'섬초' 수확은 단순하지만, 힘들고 섬세한 과정을 거친다.


뿌리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 뽑기, 잎이 다치지 않게 자루에 넣어 운반하기, 건강하고 예쁜 잎 얻기 위해 다듬기, 잎과 뿌리에 묻은 흙 제거하기 위해 세척하기, 충분한 물 빠짐 위해 상자 세우기, 일정한 무게만큼 포장하기(이때 상자에 비닐을 깔고 '섬초'를 넣어 1단, 아이스팩 얼음 넣고 2단 쌓기를 한다. 주로 10kg 상자는 2.5~3kg 덤으로 넣어 준다.), 마지막으로 전표(傳票)와 '섬초' 상자를 공판장에 내어 놓으면 된다.


나는 운반하기, 세척하기, 물 빠짐 위한 상자 세우기, 포장하기, 공판장에 출하하는 일을 한다. 평생 교직 생활하다 노동해보니 온몸이 피곤하고 아프다. 특히, 허리가 엄청 아프다. 하지만 아주 재미있다. 농부들의 마음(농심, 農心) 헤아려서 좋고 어머니 일손 거들며 도란도란 얘기 나누어서 좋다.


평소 지인들에게 직거래(直去来)로 '섬초'를 보낼 수 있어 뿌듯하다. 아주 싸게, 넉넉하게, 깨끗이 세척해서 보낸다. 우정(友情)의 깊이를 가득 담아 보낼 수 있는 것은 나의 특권이다.


오늘도 나는 내 고향 도초도에서 즐겁게 '섬초'를 수확하고 있다. 일몰을 즐기며 보람 만끽하면서...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