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시금치(이하 섬초)를 수확하러 고향에 왔다.
어머니와 막내 동생이 가꿔온 섬초 수확하는 일을 도와주러 온 것이다. 이미 해봤기에 좀 더 노련하게 일할 수 있다.
작년 이맘때, 나는 섬초를 수확하며 손톱 훈장(브런치에 발행한 글)을 받았다. 시금치 농사일은 첫 경험이고, 잘 몰라서 악전고투했었다. 셋째 동생의 소망을 품은 섬초, 하늘나라로 떠난 동생의 수고가 가득 깃들어 있는 섬초이기에 나는 정성을 쏟았다. 시금치 한 개, 한 개를 ‘호호’ 불어가며 수확했다. 그래야만 했다.
많은 고마운 분들이 섬초를 사 주셨다. 셋째 동생의 소식을 들었다며, 마음 아프다며 주문해 주셨다. 무척 고마웠다. 어쩌면 그분들이 셋째 동생과 헤어짐의 아픔을 위로해 준 것 같다. 어려울 때 도와준, 소중한 친구들이었다.
금년 섬초는 작황이 좋다.
크고 탐스럽다. 작년보다 더 잘 자랐다.
셋째 동생의 소망 위에다 어머니와 막내 동생의 수고가 더해진 시금치라서 그런 것 같다. 아픔을 함께 나눠준 분들에게 금년에도 섬초를 아낌없이 보내드리고 싶다. 섬초 판매 가격을 동결하고 택배비는 무료로 배송하기로 했다.
오늘 나는 내 고향 섬초 밭에 있다.
이 섬초 받을 분들의 미소 짓는 아름다운 얼굴을 그려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