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일, 지인들과의 1004 섬 투어(tour)를 앞두고 내자(內子)와 함께 사전답사를 갔다.
이번 여행 목적지는 신안군 지도읍 일원의 섬들이다. 대체로 수원에서 4시간 정도 소요되어 첫 여행지를 임자도로 정하고 전장포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우연히 들른 임자도 전장포 항구 식당!
운 좋은 날인가? 하필이면 새롭게 오픈(open)한 날이었다.
식당 입구에 개업 축하 화분이 줄지어 서서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리고 오늘 메뉴(menu) '특미', 추천 메뉴 '서대탕'에 눈길이 갔다.
서대탕! 어떤 음식일까?
특미(特味)라 하니, 얼른 먹고 싶었다.
"어디서 오셨어요?"
"수원에서 왔습니다."
"오늘 개업했나요? 서대탕 주문할게요."
"네, 재개업했어요. 멀리서 오셨네요. 잘해드릴게요."
"와, 저희들이 운 좋은 날이네요.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식당 가운데에 앉으신 부모님께서 그윽한 눈빛은 딸의 동선에 꽂혀 있었다. 자신들의 정성과 손때가 묻은 평생 일터를 딸에게 물려주었기에 성업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딸은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 하는지 초보 사장이지만 신바람 나게 발걸음을 옮겼다. 사장님의 열정을 보니 번창한 항구 식당의 미래가 눈에 보이는 듯했다.
먼저, 사장님께서는 반찬을 15가지 깔아주며 셀프서비스(self service)로 마음껏 먹으라고 했다.
'마음껏 먹으라니.' 넉넉한 사장님의 인심이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푸근한 내 고향 같았다.
전장포 항구 식당의 향토 음식은 아주 맛깔스러웠다.
특히 젓갈류와 생새우 무침, 꽃게무침, 귀한 장대 생선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한가득 주시다니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은 느낌이었다.
드디어, 주 음식 서대탕이 등장했다. '후후' 불어가며 살짝 국물 맛을 봤더니 아주 구수하고 맛있었다. 서대는 뼈와 살이 잘 분리되어 먹기 좋았고 식감도 부드러웠다. 양이 풍성하고 음식 향이 특별했다. '야, 이래서 특미라 했구나.' 특미가 분명했다. 구미를 확 당겨 마구마구 숟가락질했다. 게다가 개업 떡과 왕새우 튀김까지 덤(dum)으로 주어 맛있고 풍성한 음식에 감동하고 융숭한 대접에 한껏 매료당했다.
사장님 후덕한 친절 서비스는 압권이었다. '반찬은 셀프서비스'라고 했지만 직접 리필(refill)해주며 많이 잡수라고 독려(?) 해 주셨다. 감동 위에 또 감동이 얹혔다.
"사장님, 우리 일행들이 10월 28일에 식당에 올 텐데 잘해주세요."
"그럼요. 잘해 드리고 말고요. 꼭 오세요."
맛있는 서대탕과 후한 환대, 친절 서비스해 주신 정 많은 사장님의 목소리를 뒤로 했다. 참 고마웠다.
10월 28일, 드디어 지인들과의 1004 섬 투어를 시작, 오후 2시경 항구 식당에 도착했다.
"사장님, 개업한 날 저희 내외 다시 온다고 했었는데 기억나세요."
"아, 기억나요. 지인들과 함께 다시 오신다고 했었지요. 오셨네요. 잘해드릴게요."
잠시 후, 반찬이 나오자마자 우리들은 탄성을 질렀다.
"이게 뭐지? 어, 이것은? 사장님 설명 좀 해주세요."
"이것은 토속 깡다리 젓갈이고요. 이것은 까누리 젓갈, 생새우 무침, 장대 찜, 꽃게무침, 감태,... 요."
"잠깐만요. 이게 뭐라고요? 저~ 사진 좀 찍을게요."
"아, 그만 찍어요. 배 고파요. 얼른 먹읍시다."
우리들은 막 게걸스럽게 먹기 전쟁을 개시(?)했다. 반찬이 금방 떨어졌지만 걱정할 필요 없었다. 셀프서비스라서 마음껏 가져다 먹었다. 반찬이 맛있어서 반찬으로 배를 채우려는 듯한 기세였다. '얼마나 열심히 먹었을까?' 오늘의 화룡점점(畵龍點睛), '서대탕과 꽃게탕'이 나왔다. 벌써 서대와 꽃게 특유의 맛있는 향이 콧 끝에 어른거렸다. 이때, '서대와 꽃게를 많이 넣었으니 많이 먹으세요'라고 사장님께서 강권했다. 정말이다. 서대도 많고, 꽃게도 많았다. 맛에 취하고 인심에 취해 포식, 폭식을 했다. 여기저기서 '와 맛있다. 배불러' 해댔다. 대만족이었다.
"사장님, 정말 맛있었어요. 항구 식당 음식에 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맛과 서비스로 보답해드릴게요. 감사드립니다."
오가는 덕담과 칭찬, 만족감은 끝이 없었다. 그날, 우리들은 만복(滿腹)해서 저녁밥까지 건너뛰었다.
우리 모두는 서대탕에 반했다.
그래서 꼭 다시 가보고 싶은 전장포 항구 식당!
1004 섬 임자도에는 전장포 항구 식당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