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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Aug 19. 2023

가수 서수남,  깜짝 버스킹 공연

우리들의 영원한 오빠

우리들의 영원한 오빠!

가수 서수남, 깜짝 버스킹(busking) 공연에 갔다. 


     

동탄호수공원 버스킹 존, 오후 5시 30분이라서 땡볕 더위를 몹시 걱정했는데, 가는 도중에 소나기까지 내렸다. ‘아이고, 이러다가 버스킹 못하는 거 아냐?’ 얼마 후 소나기가 그쳤다.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일까? 잔뜩 흐린 하늘의 구름이 태양을 가리더니, 따가운 햇볕을 감추어 버렸다. 그래서인지 어느새 서늘한 날씨로 변해 공연하기 딱 좋았다. ‘야호!’ 나는 쾌재(快哉)를 불렀다.


         


드디어, 공연장에 도착했다.      

벌써 공연이 시작되어 귀에 익은 컨트리풍 가요, ‘동물농장’이 너무너무 친근하게 울려왔다. 멜로디도 아름답고 가사도 재미있었던 노래, 어렸을 때 배웠던 노래를 이렇게 다시 듣게 되니 너무 좋았다. 특히, 닭 울음소리, 거위, 염소, 송아지 울음소리는 실제 동물의 울음소리보다 더 생생했다. 나는 손뼉을 치며 즐겁게 노래 불렀다. 내 마음은 벌써 50년 이전으로 되돌아가 풋풋한 젊음을 소환하고 있었다. 60년, 70년대, 그 시절에는 서수남·하청일의 건전가요, 컨트리 송(country song)이 얼마나 좋았던가? 설렘에 우리들은 가슴이 콩콩 뛰었고, 어린이처럼 마냥 즐거웠다. 어린이 방송에도 고정 출연해서 동요와 코믹송을 불러주었던 우리들의 우상, 서수남 가수가 눈앞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다니.


서수남 동물농장


이어서 서수남 가수는 ‘과수원 길’을 부르고 있다. 교사 시절, 6학년 반 아이들과 무던히 많이 불렀던 노래 ‘과수원 길’,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겠지만, 친구들과 3박자치기 하며 율동했던 기억은 잊지 못할 것이다. 또, 합창부원들에게 이 노래 속의 가사,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하이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쌩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를 그림으로 그리며, 음악을 심미적으로 체험하게 했던 기억도 잊을 수 없다.  


   

노래는 ‘벙글벙글 웃어주세요’로 넘어갔다. ‘벙글벙글 벙글벙글 벙글 웃어주세요 화내지 말고 상냥스럽게 웃어주는 그 얼굴이 언제나 나는 좋아요’ 이 노래 가사가 너무 좋았다. 마음조차 가난해서 외롭고 쓸쓸할 때, 이 노래는 내 마음을 즐겁게 해 주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 지으며 외로움을 떨쳐버렸던 고마운 노래였다. 옆에서 서수남을 사랑하는 팬클럽 회원들이 깃발을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어린이들처럼 마냥 즐거워하며 춤추는 그분들은 50, 60대 여인들이었다. 이분들의 모습이 석양 노을에 클로즈업(closeup)되며 풋풋한 아름다움을 품어주었다.  



서수남 팬클럽 회원


서수남 가수의 젊은 친구, 특별 게스트로 성악가 박문규 님이 특별 출연했다. 베이스 박문규 님은 “애인에게 집적거리는 녀석이 하나 있어요. 그 녀석을 억지로 군대에 입대시킵니다. 그러면서 약 올리는 노래예요”라고 곡에 대한 설명을 한 후, 노래를 불렀다. 단단한 베이스 음색이 호수 물결에 잔향을 일으키며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 어디서도 볼 수 없을 ‘호수공원 클래식 공연’, 나는 이 공연이 아주 좋았다. 공연 후에 잠시 말씀을 나눴는데, 어렸을 때부터 서수남 가수의 노래를 좋아해서 음악을 하게 되었다며, 이탈리아에서 수학하고 유럽 무대를 휩쓸며 연주 활동과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성악가 박문규


         

서수남 가수의 깜짝 버스킹은 ‘팔도유람’을 부르며 절정으로 치달았다. 그 많은 가사를 어떻게 다 외워서 빠른 리듬에 맞추어 노래 부르는지 나는 너무 신기했고 깜짝 놀랐다. ‘가수님께서 80세이시라는데, 어떻게 저렇게 청아한 목소리와 몸에 착 달라붙은 옷과 같이 자유자재로 기타(guitar) 연주를 하며 노래할 수 있을까?’ 새삼 서수남 가수님이 더 멋져 보였다.  


              


아, 또 이런 행운이 있다니, ‘서수남 깜짝 버스킹 공연’을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팀에서 촬영하고 있었다. 귀여운 드론이 호수 위를 날며 공중 촬영을 하고, 여러 명의 촬영 스태프들이 곳곳에서 촬영을 하니, 더 재미있었다. ‘이러다 TV에 나오는 것 아닌가?’ 상상만 해도 즐거움이었다. 또한, ‘우리들의 영원한 오빠, 서수남’을 사랑한다며 열성 팬클럽 회원들의 모습은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었다.   


        

저만큼 하늘에서 비구름이 물려오는 것 같다. ‘어, 비 오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할 때쯤, 버스킹이 끝났다. 멋진 공연, 내 어린 시절을 불러준 소중한 버스킹, 우리들의 영원한 오빠, 서수남 가수님과 함께했던 멋진 버스킹이 끝났다.  

    


나는 이 버스킹을 한참 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서수남 가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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