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미아 1장 6화

신입사원연수

by 글사랑이 조동표

강남역 미아 1장 6화

- 신입사원연수


도쿄의 가을에서 겨울을 지나 봄으로 접어들자 그가 일본어학원에서 보낸 여섯 개월은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그는 어학적 감각을 최대로 끌어올렸고, 스스로 부여한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일본인과 자유롭게 담론을 나눌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언어란 어휘의 나열이 아니라 경험 속에 스며든 사고의 흐름이었기에, 아무리 뛰어난 재능이라 해도 다양한 삶의 맥락이 쌓이지 않으면 체득되기 어려운 법이었다.

그는 그 사실을 매일 몸으로 배웠다.


그가 겪은 현실은 냉랭했다.

단 6개월 만에 일본 현지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이들과 어울려 그들의 생활 언어를 익혀야 하는 과정은 상상을 초월하는 스트레스였다.


의약계 전문용어부터 직장인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속어까지, 알아듣지 못하면 한 순간에 표적이 되었다.

경쟁과 놀림이 뒤섞인 세상 속에서 그가 느끼는 고립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어학원에서 기숙사를 떠나 연수원으로 향할 때도 그 긴 여정은 그의 존재를 더욱 작게 만들었다.


누가 일본을 작다고 했던가?

기차에서 배로, 배에서 다시 버스로.

지도 위에서는 한 줄이었지만, 실제 이동은 하나의 시험 같았다.


도착한 연수원은 일본 시코쿠(四國)의 어느 변두리 도시였다.


지도 오른쪽 끝 태평양을 마주한 곳은, 말보다 규칙이 먼저 도착하는 공간이었다.


그의 룸메이트는 도쿄대 약대 출신의 박사였다.


정제된 말투, 예리한 시선, 불필요한 감정을 허용하지 않는 태도.

두 사람은 빠르게 부딪혔다.


어느 밤, 역사 이야기가 언어를 넘어 감정으로 번졌고, 방 안의 공기는 날카롭게 갈라졌다.

침묵이 더 이상 중재자가 되지 못하는 순간이었다. 한일(韓日)의 역사교육은 양국 젊은이들의 불신만 깊게 만들었다.


연수원의 하루는 늘 같은 리듬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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