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미아 3장 9화

귀국, 냉혹함, 그리고 강남역 미아

by 글사랑이 조동표

강남역 미아 3장 9화

- 귀국, 냉혹함, 그리고 강남역 미아


2004년 하반기, 그에게 귀국 명령이 통지되었다.

파견 당시의 계획은 최소 5년이었다.


2002년 상반기에 부임하여 천진에서 중국을 익혀가며 치료약 조직 정비를 시작했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영업마케팅에 박차를 가했다.


2003년 전반기는 SARS 여파로 제품 교육과 조직 점검에 힘쓰고 내실을 기한 기간. 하반기는 치료약 비즈니스에 매진한 기간. 기존 수액제 기업에서 치료약 조직을 분리하여 새로운 회사 만들기에 힘쓴 시기였다.


2004년에는 천진의 어두컴컴한 분위기에서 탈피하여 상해로 본거지를 옮겨 새 출발 하였다.


상해의 새로운 치료약 전문 회사는 천진의 수액제 회사와 완전히 분리되었다. 조직은 활기를 띠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주도했던 신약은 2003년에 판매허가를 취득했다.


시장은 점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그의 시간은 계획보다 짧았다.

그는 채 3년을 채우지 못한 2004년 하반기에 오너의 결정으로 상해를 떠나 서울로 돌아왔다.


귀국 전 사업부장이 직접 오너의 지시를 통보하였다. 사업부장은, 그가 입사부터 다녔던 한국 지사로 돌아갈지, 서울의 신생 글로벌 사업본부로 갈 것인지 선택하라며 의중을 물었다. 당연히 그는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선택을 하였다. 그러나 그 선택이 현명했는지 여부는, 18년이 지나서야 판단이 되었다.


귀국을 명령한 오너는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간부들은 눈치를 보며 표정을 읽었고, 그는 오너 앞에서 눈을 마주치지 않고 지냈다.

오너는 본인이 직접 주도한 인사나 프로젝트가 성공되지 않으면 화를 억누르지 못했다. 자존심이 '극강'이었다.


계약은 기간으로 정의되지만, 평가는 관계자들의 얼굴 인상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주변인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를 조심스럽게 대했다.


오너는 성공한 사람을 좋아했지, 성공을 기대한 사람은 좋아하지 않았다.

성공을 바란 사람을 등용시키기 위해 건너야 했던 절차와 회의, 그에 동반된 커다란 기대와 무수한 환영의 말들, 그 모든 것이 귀국 순간, 한꺼번에 거품처럼 사라졌다.


중국에서의 시간은 본사 아시아 사업부에서 업적으로 평가되지 않았다.


그가 떠난 뒤 중국 치료약 비즈니스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5년 동안 총경리가 여럿 바뀌는 진통을 겪고서야 겨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총경리가 임기 1년을 못 채운 경우도 많았다. 가히 상해의 암흑기였다. 그러나 거대한 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글사랑이 조동표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다양한 삶을 경험해보고, 인간다움을 찾으며, 세상의 이치를 깨우치고, 미래의 삶에 공헌하며, 행복하게 살기.

69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8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92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