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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졸업식

by 글사랑이 조동표

2월이 되니 졸업식 시즌입니다. 몇 년 전, 유학 보냈던 아들 녀석 졸업식에 다녀온 기억이 떠오릅니다. 유학 보내기로 결정한 후 고교 졸업식 날 밤비행기 타고 떠나보낸 지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참 빠르더군요.


없는 살림에 아들 기를 살려주고 더 넓은 세상에서 글로벌 인재가 되라는 부모의 바람과, 서양문화권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본안 생각이 맞아떨어진 얼떨결의 결정이기도 했습니다.


졸업에 맞춰 일주일간 일정으로 날아가서 아들 숙소에서 학교까지 다녔던 대로 왕복도 해보고, 학교에도 가보고, 어떻게 생활하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 자취를 더듬어 보았습니다. 그냥 등 떠밀리다시피 떠난 유학생활이 어찌 편했겠습니까?


밥이며 빨래며 공부며 또 전 세계 학생들과 경쟁하며 과락 없이 최단기간에 졸업한 아들 녀석이 한편으론 자랑스럽기도 했고, 나보다 더 똑똑히 공부한 흔적에 가슴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은 졸업식장에 참석한 학생들 중 최연소로 보였습니다. 마치 꼬마신랑 보듯 어리고, 어설픈 사각모에 실소도 머금었습니다. 아직 만으로 22살도 안된 나이에 대학졸업이라니 대견하기도 하였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람들과의 교류와 인간관계 구축은?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마음가짐은?


예의범절과, 삶에 임하는 겸허한 자세가 갖춰져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고, 대학원을 갈 것인지, 병역문제는 어떻게 할 건지, 영주권을 따고 정착시킬 것인지, 적당한 시기에 귀국시킬 것인지 등등, 아비로서도 자식의 앞날에 걱정반 기대반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몸과 마음도 건강한 어엿한 청년이 되길 기대합니다. 아비가 못다 이룬 꿈을 성취해 주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꿈을 펼쳐 이뤄내길 기대했습니다. 서양며느리면 어떻습니까?


어디서나 항상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긍심과, 사나이로서 떳떳한 삶을 살아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아들아 수고했어!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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