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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장모님의 삶을 보며

젊은 어르신은 과연 어떤 자세이신가?

by 글사랑이 조동표

내가 결혼했을 때 꽃다운 50대였던 장모님도 어느덧 80대 중반을 넘어섰다. 비록 나이는 드셨다 할지라도 피부도 기억력도 걸음걸이도 전혀 문제가 없으며 그 또래의 서울 강남 할머니들에 비교해 봐도 전혀 밀리지 않고, 아직은 70살 정도로 보이신다. 패션 감각은 60대를 능가하신다. 과연 그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나름대로 분석해 보았다.


홈쇼핑이나 인터넷 검색을 자유자재로 하는 스마트한 활동.

핸드폰으로 쉽게 처리하는 인터넷 뱅킹.

광고 없는 유튜브 보면서 요리 만들기.

늘 새로운 식단을 연구하고 실제로 만들어서 주변에 나눠주고 맛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며 음미해 보기.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적극적인 예적금으로 재테크하기.

예전에 주식에 투자해서 손해 보고 중단하신 후, 꾸준히 적립하는 적금으로 전환하여 흑자 인생 순항중.


건물 경영 및 관리.

몸소 지하부터 옥상까지 청소를 하시고, 입출자 관리 및 노후 시설 보수를 하신다. 혼자서 방 한 칸 도배를 너끈히 하신다.


건물 옆에 가든을 조성하여 꽃, 나무, 채소를 심고 심신을 릴랙스 하는 휴양지 조성.

봄부터 꽃은 50종류, 나무 10종류, 채소 10종류 이상을 심어 자연 속에서 숨 쉬고 생명체들과 함께 활력을 찾으신다.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여 푸성귀는 자급자족 하신다.


매일 천변 걷기 30분~1시간으로 하체관리.

각종 영양제 섭취와 혈압 관리.

왕년에 게이트볼 대표선수로 맹활약하여 여러 대회에서 획득한 메달이 10개일 정도로 운동신경이 좋으시다.


본인 형제자매(처의 이모와 외삼촌)의 대소사에 적잖은 용돈 챙겨주기.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자손녀들의 각종 기념일 챙겨주기 및 금일봉 하사.


근교의 가까운 자연휴양림 정기 방문 및 각종 산나물(쑥, 고사리, 고들빼기 등) 캐기. 유실수(밤, 도토리, 가래나무 등) 열매 줍기로 땀 흘리며 건강 유지.


TV 시청을 통한 최신 정보 습득과 젊은 유행 감각 유지.

자녀들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의 대화에 기탄없는 의견 제시.


수시로 전국 명승지 탐방 및 해외여행(일본, 중국, 홍콩, 대만, 동남아, 미국, 캐나다, 유럽, 오세아니아 등) 즐기기.

대수술(뇌, 척추, 어깨 등 6번 수술) 받고도 조기에 회복하신 기초 체력.


자식들이 당신보다 더 잘 살아야 한다는 신념.

결혼 후부터 지금까지 어려운 고비마다 구원투수로 나타나 물심양면으로 자식들을 도와주신 그 은혜.

항상 주변에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불어넣어 주는 용기 전도자.


나에게는 어머님! 하고 부를 수 있는 분이 두 분 계신다. 장모님과 출생일이 며칠 차이 나지 않는 우리 엄마는 37년 전에 일찍 타계하셨지만, 날 낳아주시고 키워주시면서 나의 성격과 삶을 대하는 자세 등, 인간다움(인성)을 만들어주셨다. 이에 비해 장모님은 더 긴 인생을 나와 같이 지내면서, 사회인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지혜로움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셨다.


장모님은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수많은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늘 새로운 문물을 접하셨다. 극지방의 빙하물도 마셔보고, 중국의 오래된 역사 유물과 현대의 발전상 등을 직접 가서 보셨기에, TV 프로그램의 '세계테마기행'이나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보시면서 감상하다가 촌평을 하신다.


나는 과연 80대 중반에도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아내는 장모님을 얼마나 닮았고 또 어떤 비슷한 삶을 이어나갈까? '콩 심은 데 콩 난다'는 말에 은근히 기대를 걸어본다. 아마도 나를 젊게 만들어줄 유전자가 심어있을 것이다.


25년째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꼬박꼬박 안부전화를 드리고 있지만 한 번도 힘든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그만큼 건강하고 긍정적인 분이시다.


어머님, 항상 감사합니다!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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