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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각

먼저 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by 글사랑이 조동표

명절이 가까워오니 엄마 생각이 납니다. 취직하자마자 첫 월급날 어머니를 잃었고, 어머니는 큰아들이 직장에 들어간 모습만 보시고 눈을 감으셨습니다.

"꼭 아버지 재혼시켜 드려라..." 어머니 유언이었습니다.


이름 그대로(安良善), 선량하게 사시다 병마에 걸려 10년간 고생하셨고, 요즘 나오는 좋은 약의 혜택도 못 보고 그 먼 길을 홀로 가셨습니다.


대학교 전공과는 전혀 다른 제약회사를 직장으로 선택한 것도, 어머니의 한을 풀고자 함이었을까요?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에 1년간 연수를 떠났는데, 연수원이 있는 지방도시에 딱 한대 있었던 국제전화용 공중전화로 아버지랑 통화하면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당시 아버지의 연세가 지금의 나보다 한창 젊은 50대 초반에 들어선 나이였는데, 귀국해서 뵙고 보니 1년 사이에 팍 늙어 버리셨어요. 벌써 노년의 그림자가 서려있었어요. 어머니의 빈자리가 얼마나 컸으며, 상처(喪妻)라는 인생 최대의 엄청난 충격의 바다, 그 상실감의 심연에 빠져 또 얼마나 힘들어하셨을까... 그 절절함이 뼈저리게 다가왔습니다...


아버지는 "상처(喪妻)는 망처(亡妻)야..." 늘 읊조리곤 하셨습니다.


지금도 내가 하고픈 말은... "엄마.. 아직도 사랑해요..." 이 말 밖에는 없어요...


왜 우리 자식들은 아빠보다 엄마를 더 좋아할까요? 이젠 그 이유를 알 거 같아요... 나도 아빠이니까 그 이유를 서운해하지는 말자,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생각하니 맘이 편해지네요...


"아빠는 태어나고 나서 내 눈으로 처음 얼굴을 보고서 만났지만요... 나는 엄마 뱃속에서 같이 숨도 쉬면서, 아빠보다 10개월 먼저 만났잖아요? 그러니 엄마랑 더 친할 수밖에 없어요..." 이 말이 맞나요???


이번 명절에는, 살아계신 부모님 손을 찬찬히 살펴보며 두 손을 마주 잡고, 꼭 껴안아 주시고, 그리고 발도 씻겨드리세요. 그 거친 손발로 나를 키우셨답니다!


*이미지: 1986년 대학교 졸업식 사진(사진 아랫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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