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강남역 미아

작가의 말: 길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by 글사랑이 조동표

작가의 말: 길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이제 여기서 끝납니다.


강남역을 배경으로 한 사람의 길 잃은 시간을 따라온 기록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성공담이 아닙니다.

패배의 기록도 아닙니다.


조직에서 오래 일해 본 사람이라면 어느 순간 알게 되는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성과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능력은 보호막이 되지 못하고 숫자는 권력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조직은 감정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조직은 구조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구조는 언제나 균형을 우선합니다.


균형을 흔드는 사람은 유능하더라도 불편한 존재가 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실패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늘 성취를 맛보며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성과에 전율했고 인정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인정은 보상이 아니라 연료였습니다.


그는 그 연료로 자신을 계속 태웠습니다.


더 높은 성과를 위해 더 치열하게 일했고 더 강하게 스스로를 몰아붙였습니다.


결국 그는 깨닫습니다.


조직에서 한 개인은 언제든 소모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소모품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름을 남기고 싶었고, 제품을 남기고 싶었고, 튼튼한 조직을 설계한 존재로 기억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니, 그를 인정했던 사람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 역시 나이를 먹었습니다.


남은 것은 직함이 아니었습니다.

남은 것은 숫자도 아니었습니다.


남은 것은 그가 지나온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배운 구조의 본질이었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묻습니다.


“버텨야 합니까, 떠나야 합니까.”


정답은 없습니다.


버티는 것도 선택이고 떠나는 것도 선택입니다.


그러나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의 방향에 따라가는 일입니다.


강남역은 빠른 곳입니다.


그 속도에 맞추며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지 못합니다.


“지금 이 방향은 누구의 것인가.”


이 소설의 주인공은 강남역에서 길을 잃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결국 그는 깨닫습니다.


길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이 이야기는 한 사람의 실종 기록이 아니라 한 사람의 구조 설계 기록입니다.


강남역은 오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중 누군가는 잠시 길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이 긴 연재를 함께 읽어 주신 브런치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 이야기는 끝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그는 더 이상 강남역 미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