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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송작가 최현지 Mar 15. 2024

[에세이 서평] <살다살다 프리랜서도 다해보고>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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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살다프리랜서도다해보고 ]
#오한별 | #유승현 | #김희성 지음
#자이언트북스 펴냄

별의별 퀘스트를 다 깨는 에디터들의 인생 성장기
자유롭고도 책임감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열정이 담긴 인생 에세이, 멋지다.

- <살다 살다 프리랜서도 다 해보고>는 에디터 3인의 솔직발칙한 프리랜서의 일상이 담겨있는 책인데, 프리랜서의 고충과 현실적인 모습, 특히 잡지 에디터의 일상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소소한 생활 모습과 습관도 담겨져 있어 에디터를 꿈꾸는 사람들이 읽으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나 또한 15년차 경력의 프리랜서 방송작가여서인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프리랜서는 말그대로 자유롭지만 때때로 불안감과 긴장감을 가지고 살아가며, 그 안에서 삶의 책임감과 치열함을 갖고 산다. 책 속에서 말하는 프리랜서의 자세와 태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프리랜서로 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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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이 끝을 향할수록 밤새우는 날도 허다하다.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타자만 치면 되니 내 일이 힘들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다들 알 테지만, 똑같은 짓을 매달 반복하다 보면 웬만한 체력으로도 도저히 견뎌낼 수 없다. 그래도 ‘어제와 오늘, 내일을 쌓아가듯이 묵묵히 살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이 일을 아직까지 그만두지 않고 있다. 언젠가 일이 지긋지긋해져서 다 내던지고 도망가고 싶을 때 드라마 <미생>의 대사 한 구절을 본 적이 있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중략)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하면 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이란 외피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 p.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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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글은 잘 다듬어진 문장이나 구성을 넘어 진심과 노력의 흔적이 역력한 메시지에서 나온다. 과거의 내 글이든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이든 분명 배울 것이 가득하다. 어쩌면 내가 만드는 작업물이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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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스트와 프리랜서는 분명 다른 존재다. 프리랜서는 언제나 뒤에 클라이언트가 존재하고 일의 목적이 분명하다. 따라서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하지 않았더라도 마음만큼은 사업자로 임해야 한다. 흔히 사업가는 주로 사람, 즉 ‘기버’(giver)여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기보다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여러 일들에 도전하길 추천한다. p.13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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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하는 일을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나의 일을 재정의해본다면 '시간을 붙잡아 인류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이 지금 무슨 생각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등, 휘발될지도 모를 이야기를 낚아채 나의 관점으로 기록한다. 굳이 내가 아니라도 이 역할을 할 사람은 많겠지만 나의 버전으로 기록이 하나 더 남는다는 사실이 못내 뿌듯하다.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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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장래희망을 이야기하지 않는 시대, 프리랜서라는 일의 형태는 나를 먼 곳으로 데려다주고 있다. 겁 많고 안정 지향형인 내가 회사를 박차고 나온 것을 시작으로 직업을 무한히 확장하는 경험을 해보니 모두가 인생에서 한번은 프리랜서가 되어봐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 온전히 스스로를 증명해내야 하는 야생에서 부딪치고 구르다 보면 내 안의 무언가가 분명히 변화하기 때문이다.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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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엔 프리랜서하면, 비정규직, 배고픈 직업을 떠올렸지만, 현 시대는 다르다. 프리랜서의 시대이다. 작가,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감독, 배우, 유튜버 등 예술과 문화 분야의 직업군은 대부분 프리랜서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고나서 다시금 깨닫는다. 무수히 많은 직업이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작가라는 직업을 오래토록 사랑하며 살아가겠노라고. 오늘도 어디선가 무언가를 창작하고 계실 대한민국 프리랜서들이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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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협찬 해 주신 출판사 <자이언트 북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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