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계 선생 임종하신 방 한구석에 매화분 하나 놓여 있다 매화분에 물 주거라 퇴계 선생 돌아가실 때 남기신 마지막 말씀 소중히 받들기 위해 매화분에 매화는 피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는데 나는 통장의 돈 찾아라 한마디 남기고 죽을까봐 두려워라 오늘도 낙동강 건너 지구에는 한창 매화꽃이 피고 있다 새들은 꽃나무 아래 쭈그리고 앉은 나를 보고 죽더라도 겨울 흰 눈 속에 핀 매화 향기에 가서 죽으라고 자꾸 속삭이는데 도산서원 매화나무 가지에 앉은 새들은 어디에 가서 죽는가.
#시 #세계시의날 #매화 #사랑하는 #시인 #정호승 님
- 매년 매화꽃을 보고, 매실나무를 사서 오는데 일년을 채 살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하는 이유는 도시의 환경 때문일까 땅이 아니라 아파트 베란다여서 일까 고민하다가 매실나무를 키우시는 할머니께 여쭤봤는데 '물을 많이 주면 안돼.' 라고 하셨다. 부디 올해는 아파트 베란다 창가에서도 살아남아 내년 이맘 때 매화꽃을 피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