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면 가을을 탄다.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빨강 원피스를 입고서 빨강 양말을 신었다. 자켓의 색과 구두는 검정으로 통일하기로 한다. 여름날 강원도 고성에서 모셔온 보라빛 라벤더 에코백이 분홍빛 가을 소국과 잘도 어우러진다. 오늘의 하늘엔 비가 오지만, 어제의 하늘은 노을색도 꽃같고, 금호강 하중도를 따라 끝없이 피어있는 주황빛 코스모스가 나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운동화가 체질이지만, 아주 가끔 혹은 가을이면 구두를 신고 또깍또깍 경쾌한 굽소리를 내며 꽃길을 걷는다. 어느덧, 시월 코스모스의 계절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