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월의 가을밤, 날씨가 쌀쌀해 질수록 마음은 따뜻해 진다는 것을 믿는다. 캄캄한 밤의 어둠 속에서 빛을 밝히는 사람들과 가을 산책을 즐기고, 누군가의 노력과 열정이 담긴 공연을 보고, 오랜 세월동안 야경이 아름답다는 신라의 달밤을 걸었던 날. 맛있는 찰보리빵과 경주빵을 양손 가득 들고 첨성대의 불빛을 바라보며 날씨가 맑으면 별이 반짝일텐데 하며 잠시 걸음을 멈췄던 날. 푸른 은행나무숲일지라도 그저 아름다웠던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은 시월의 문턱에서 노랗게 물들고 있겠지. 활짝 핀 주황빛 코스모스는 조명보다 더 밝은 빛이 되어 별처럼 아름답게 반짝여 주었지. 가을비 오는 날엔 좋아하는 색, 꽃무늬 우산을 쓰고 마냥 걸어다녔던 날. 이른 새벽, 시작한 5km 달리기는 점점 익숙해져 가고 내가 목표한 시간보다 더 빠른 26분을 달성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일하고, 쓰고, 읽고, 걷고, 달리고 나날이 기다려지는 올해의 마지막 마라톤, 상주곶감마라톤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달려야겠다. 참 예쁘고, 따뜻한 시월의 밤이야. 늘 가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