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같은 시간

by 방송작가 최현지

색깔있는 원피스를 좋아한다. 얼마 전 노란색 원피스를 생일 선물받았는데 생각보다 더 상큼한 느낌이다. 어제 처음 입었는데, 내가 병아리가 된 기분이다. 발랄해진다. 결혼한 친구들은 딸에게 왕관을 씌우는데, 서른 여섯 그녀에게도 왕관을 씌어주다니 거부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젊은 날이 오늘이니까. 화사한 장미꽃 한다발을 선물 받았다. 생일은 내일 이지만, 각자 바쁜 일정으로 미리 생일을 축하받곤 하는데, 노란 원피스와 노란 양말을 장착하고 하늘색 공주 놀이 세트를 온몸에 휘감았다. 어른들은 시선을 피하지만, 여자 아이들은 시선이 고정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한 것을 아직도 좋아하는 나는 나이를 거꾸로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만, 말 그대로 희망사항 이니까 똑바로 나이 먹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애나 어른이나 세상에 탄생한 그 순간의 소중함과 감사함, 축복과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길 바란다. 그 마음이 때로는 인생을 상큼하게, 달콤하게 만들어 주니까, 생일주간 만큼은 원없이 행복하고 원없이 감사해.

월,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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