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부터 해무가 자욱했다. 마라톤 대회가 시작되는 순간까지도 흐릿한 날씨에 비가 올까 걱정했다. 그러나 그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달렸다. 이름 모를 사람들에게 파이팅을 외칠 때 유일하게 고민되지 않는 때가 마라톤 주로 위를 달릴 때다.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진심의 한 마디가 5km을 달리는 나에게도 전해졌고 나또한 목청 높여 말했다. 어떤 말보다 따뜻하고 힘이 되는 불특정 다수의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생애 첫 영덕 해변 마라톤을 완주했다. 흐릿한 날씨여서 비가 올까 싶었지만, 달리는 내내 더웠다. 오늘의 땀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고,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열정의 불씨를 켜주었다. 마라톤을 한번도 도전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도전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마라톤은 러너들에게 일상의 기쁨과 희망이 된다. 이틀동안 영덕을 둘러보면서 직접 산불 피해 장소를 목격했다. 까맣게 타버린 죽은 나무들을 보니 가슴이 쿵하고 울컥했다. 더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하루 빨리 푸른 산을 되찾은 영덕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은 전국 각지에서 5천명이 넘은 러너들이 영덕으로 모였다. 어쩌면 오랜 세월동안 오늘이 기억될 것 같은, 값지고 소중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