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스러운 한옥 창가 너머로 늘 푸른 소나무

by 방송작가 최현지

옛스러운 한옥 창가 너머로 늘 푸른 소나무가 있고, 고요한 연못가에서 몽글몽글 피어날 분홍빛 연꽃들이 있다. 비가 오면 연잎 위로 빗방울이 쪼로록 내릴테고, 어디선가 숨어 우는 개구리 울음 소리가 귀를 정화시켜 주겠지. 그리 상상하며 한옥의 창가를 응시하다가 문득 유리창이 아니어도 좋겠다 싶었다, 한옥 이라면. 빽빽한 도심 속의 아파트는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한적한 곳의 한옥이라면 창문을 열고 바라볼 수 있는 여름이 참 아름답겠구나 싶었다. 한옥집 옆에 주렁주렁 열린 살구나무에서 잘익은 살구가 똑하고 떨어져 있었다. 아직은 덜익은 감이 있어 먹지 못했어도 손바닥 위에 올리고 소곤거렸다. 살구야, 반가워. 그렇게 반가운 어느 여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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