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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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번도 양을 쳐본적없지만,
쳐 본것이나 다름없다.
내 영혼은 목동과도 같아서,
바람과 태양을 알고
계절들과 손잡고 다닌다.
따라가고 또 바라보러.
인적 없는 자연의 모든 #평온 함이
내 곁에 다가와 앉는다.
하지만 나는 슬퍼진다.
우리 상상 속 저녁노을처럼,
벌판 깊숙이 한기가 퍼질 때
그리고 창문으로 날아드는 나비처럼
밤이 오는 걸 느낄 때.
그러나 내 슬픔은 고요하다.
그건 자연스럽고 지당하니까
그건 존재를 자각할 때
영혼에 있어야 하는 거니까
그리고 두 손은 무심코 꽃을 딴다.
굽은 길 저 너머 들려오는
목에 달린 방울 소리처럼,
내 생각들은 기뻐한다.
유일하게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기쁘다는 걸 아는 것,
왜냐하면, 몰랐더라면,
기쁘고 슬픈 대신
즐겁고 기뻤을 텐데.
생각한다는 건
바람에 세지고, 비가 더내릴 것 같을 때
비 맞고 다니는 일처럼 번거로운 것.
내게는 야망도 욕망도 없다.
시인이 되는 건 나의 야망이 아니다.
그건 내가 홀로 있는 방식.
그리고 이따금 상상 속에서,
내가 어린 #양 이 되기를 소망한다면,
(또는 양 떼 전체가 되어 언덕배기에 온통 흩어져 동시에 수많은 행복한 것들이 된다면)
그 이유는 단지 내가 쓰고 있는 그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해 질 무렵, 혹은 햇빛 위로 구름이 손길을 스치며 #초원 에 적막이 흐를 때.
내가 시를 쓰려고 앉을 때나,
길이나 오솔길을 산책하며
생각 속 종이 위에 시구를 적을 때면,
손에는 지팡이가 느껴지고
언덕 꼭대기에
나의 옆모습이 보인다.
내 양 떼를 보고 또 내 생각들을 보는
혹은, 내생각들을 보고 내 양 떼를 보는,
그리고 뭐라고 했는지 못 알아듣고도
알아들은 척하는 사람마냥, 애매하게 미소 짓는.
나는 나를 읽을 모든 이에게,
챙 넓은 모자를 들어 인사한다.
마차가 #언덕 꼭대기에 오르는 순간
문간에 선 나를 볼 때.
인사하면서 기원한다. 해가 나기를,
또 비가 필요하면 비가 오기를,
그리고 그들의 집에
열린 어느 창문가에
나의 #시 를 읽으며 앉아 있을
아끼는 의자 하나가 있기를.
그리고 내 시를 읽으며 생각하기를.
내가 #자연 적인 무언가라고 -
가령, 그 그늘 아래 아이들이
놀다 지쳐, 털썩 주저앉아
줄무늬 셔츠 소매로
뜨거운 이마의 땀을 닦는
오래된 #나무 같은 것.
#오늘의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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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은 양떼들을 몰고,
양치기 소녀는 양떼들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