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단발 머리가 좋아질 거라고_ 그 말에 공감할 나이가 됐는데 왜 나는 긴 머리가 좋은 걸까. 머리결 좋다는 말이 칭찬으로 여겨지고 매일 아르간 오일로 긴머리를 관리하고 있다. 이 정도면 긴 머리와 이별할 생각이 없는 걸까. 사랑인 걸까. 봄이라서 일까. 땋은 머리가 어설프고 어색해져야 하는데 날로 익숙해지는 그녀의 마음속엔 소녀가 있다.
무언가를 좋아할 때, 혹은 사랑할 때 헤어짐이 싫고 두려워 지는게 아이라면, 헤어짐을 자연스레 받아드리고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는 게 어른이다. 이별에 익숙해지는 건 아쉬운 일이지만, 그만큼 사랑하는 것, 간직되는 것이 쌓이는 것도 좋아. 꽃처럼 피고 지는 게 인생이라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삶이라면, 봄처럼 꽃처럼 아름답게 살아가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떠나가지 않았으면. 뜨겁기보다 따뜻하게, 조금 더 느리고 길게, 떠나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