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책을 고를 때 기준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사랑에도 종류가 많다. 대표적으로 자신을 향한, 연인을 향한, 자식과 부모를 향한, 꿈을 향한 이렇듯 사랑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사랑의 공통점은 바로 '인간에 대한 관심'이다.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새롭게 변화하지만, 나는 옛스러운 고전소설이나 세월의 힘이 느껴지는 아우라의 책이 좋다.
- #소설추천 #폭풍의언덕 #에밀리브론테 #문학동네
남자 히스클리프와 여자 캐서린의 폭풍이 몰아치는 치열한 러브 스토리는 여성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명작이다.
- 에밀리 브론테는 뼈속까지 작가다. [제인에어]를 쓴 작가 샬럿 브론테가 언니, [아그네스 그레이]를 쓴 앤 브론테가 동생이라고 한다. 그 시대에 여성이 글을 쓰고 습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텐데 그 어려운 것을 해낸 에밀리 브론테. 그러나 그녀의 삶은 불운하다. 서른 살에 결핵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천재라는 건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처럼 써내려간 일기장같은 디테일한 문장력에 놀랐다. 그리고 호흡이 긴 이 스토리를 20대가 썼다는 사실도 놀랍다. 안타깝게도 이 글을 집필한 에밀리 브론테는 30살의 나이가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작품속엔 또다른 그녀가 있다. 책 문장 하나하나의 독파하면서 아주 아름다웠을 그녀의 봄, 밤을 만난다.
- [폭풍의 언덕]은 봄밤이다. 애증과 애정과 애착 그 모든 것이 결국은 사랑이고, 봄은 잔인할 정도로 아름답지만, 밤에 만나는 꽃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고 그립다. 폭풍의 언덕은 봄밤의 그리움. 이제 곧 벚꽃엔딩이 시작된다. 책을 보는 내내 계절에 관한 낱말을 파악한다. 사랑이 질문이라면, 단연 사계절이 나온다. 어릴적 읽었던 [폭풍의 언덕]은 심오한 사랑의 감정이었고, 극 중의 인물들의 선과 악의 사이에서 혼동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다. 그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사랑이다.
- 때는 4월, 날씨는 상쾌하고 따뜻했습니다. 잔디는 봄비와 햇빛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푸른빛이었고, 남쪽 담장 앞에 있는 난쟁이 사과나무 두 그루는 꽃으로 만발했습니다. - P 505
초기엔 과연 캐서린이 히스클리프를 사랑한걸까. 자신의 안정된 삶을 위한 선택이 아닐까. 다시 말해 자신을 더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히스클리프는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안정권이 아닐까. 가볍지만은 무게의 감정이라 더 깊이 생각을 한다.
- 눈에 보이는 아늑함이 살에 닿는 다소 과한 열기를 견디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폭풍의 언덕의 큰방은 아주 널찍하기 때문에 방에 있어도 열기를 피할 곳이 많았다. - P 476
사랑은 온도가 필요하다. 책도 온도가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후회없이 한자 한자 채워가고, 책 속에서 만나는 다수의 사랑의 온도를 나는 사랑하고 있다. #행복한시간 #책읽는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