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참 빠르다. 어느덧 사월의 끝자락이라니. 하루가 시작되고 끝나는 것을 해가 뜨고, 달이 뜨는 것으로 아는 것과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마시는 커피와 하루의 끝에서 만나는 커피는 향의 무게와 깊이가 달리 느껴진다. 아침은 가볍고 밤은 무겁다. 바삐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창밖을 보며 여유를 찾고, 세상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누군가는 걷고, 버스는 달리고, 붉혀진 간판은 반짝반짝 빛을 내며 존재감을 내비친다. 무의식 속에서 몰랐던 문구들이, 혹은 문장들이 뇌 속에 입력되어 밤의 무게감을 준다. 잠시 책을 읽다가 달처럼 떠있는 원형 LED간판을 보며 아무도 보이지 않게끔 안도의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