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여덟 순정 소녀는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그 길을 그녀와 걸었고, 서른 넷 순정 그녀는 푸른 초원을 달리는 양떼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와 걷는다. 푸른빛 초원을 여유롭게 걷다가도 한 마리가 뛰면, 다른 한 마리를 시작으로 떼지어 달리는 그대들을 보며 싱긋 미소를 짓는다. 오총사 양떼들의 파란을 감상하며 위대한 자연미를 가슴 속 깊이 담는다. 그대는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어 싸여 고요해지는 대관령의 겨울을 사랑하지만, 나는 온 세상이 푸른빛과 하늘빛으로 물들어 양떼들이 경쾌하게 초원을 달리는 여름을 더 사랑한다. 세월이 흘러 내머릿카락이 하얗게 눈을 맞으면 마음이 변할까, 지금 이순간은 대관령의 여름이 참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