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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과 붉음 사이

[최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

by 방송작가 최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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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욱한 안개 속에서도
푸름과 붉음은 선명하다.
끝없이 펼쳐진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풀냄새를 맡고
풀바람이 살랑 불어와
치마의 옷끝을 살랑이게 한다.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활짝 피어 있다.
그 때, 우산을 접고 비를 맞는다.
왠지 이 비를 맞으면 야생화처럼
생기롭게 피어날 것만 같은 느낌.

어쩌다 왕관을 쓰고 백설공주를 떠올렸다. '깊은 숲속에 일곱 난쟁이가 살고 있지 않을까.' '빨간 사과를 먹으며 독이 들진 않았겠지.' 동화 속 세상을 상상해 보기도 해.

그렇게 울창한 숲길을 걷다가 굵어지는 빗줄기에 다시 우산을 쓰고 어른으로 돌아왔던 날. 그날의 기억이 새록새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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