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늘 즐겁다. 즐거운 마음으로 대화하기에 즐거울 수 밖에. 새해 첫 날, 통영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으로 가는 케이블카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만났다. 통영케이블카를 타는 시각은 여수케이블카보다는 길었던 걸로 기억한다. 15분 정도였을까. 그 시간에서 5분 정도를 빼면 10분의 시간동안 낯설지만 재미난 대화를 나누었다. 60대로 보이는 아버지와 20대로 보이는 아들이었는데, 아들이 통영으로 직장을 구해서 아버지가 격려차 방문했는데 통영 여행지를 물어보셨다.
- '여기 통영에 둘러볼 때가 있나요? 아들이 직장을 이곳으로 와서 같이 둘러볼까하는데 갈 때가 마땅치 않네요. 도시가 작아서 인지.' - '어디어디 둘러보셨어요?' - '동피랑마을 갔다가 중앙시장 구경했죠. 그리고는 케이블카 타러 왔는데 어디 좋은데 있나 해서요.' - '통영 좋은데 많죠. 특히 섬여행이 최고예요. 한산도, 만지도, 소매물도, 바다낚시 명소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인 명소도 곳곳에 많아요. 특히 이순신장군의 업적과 충심을 배우려면 배타고 한산도 제승당과 한산대첩 기념비를 방문하면 좋아요. 통영은 이순신공원이 일출 명소이고, 일몰은 서피랑이 예뻤어요. 여름에는 해저터널이랑 미래사 측백나무숲이 좋아요.' - '사실 아들이 통영온지 1주일 째라 자주와서 같이 여행해야겠네요. 설명 잘 해줘서 고마워요.' - '별 말씀을요. 제가 볼 때 통영은 여행지로는 최고예요. 먹거리, 볼거리와 더불어 곳곳의 숨은 역사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어요. 올때마다 배우는, 사랑스러운 도시예요.' - '혹시 통영 사세요?' - '아니요. 통영을 좋아하는 거죠.' - '제 아들은 아무것도 몰라서. 너도 잘 다녀봐.' - '부자지간에 두 분 보기 좋아요.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 좋은 여행 되세요.'
- 지금 생각해도 즐겁다. 엄마와 딸은 여행하는 이들이 많아서 친숙한데, 아빠와 아들이 여행하는 모습을 보니 새롭기도 하고 흐뭇해서 더 열심히 설명드렸던 것 같다. 짧았지만 인상깊었던 여행의 대화, 별거 아니지만, 별개 되는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좋다.
여행만 하면 파워 e가 되는 것 같은 나를 사랑한다. (요술봉의 힘인가_ 올라갈 때는 열정적으로 설명 하느라 담지 못해서 내려올 때는 열심히 포즈를 취했다는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