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 게 좋다.
#시 #바닷가에대하여 #시인 #정호승 님
- 봐도 봐도 가도 가도 읽고 읽어도 듣고 들어도 때마다 빛나고 소중한 것들이 있다.
그날의 기억 속에 바다, 그리고 시 눈 앞에 펼쳐진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 내 귓가로 들여오는 파도소리 그저 감사한 바다의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