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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니 Oct 25. 2024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뻘다방  이야기

인생의 쉼터가 되고 싶은 여자 이야기

가을빚이 물들어가는 10월의 어느 날, 나는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길 위에 서 있었다.

이곳은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갯벌이 두 섬을 연결하며 잔잔한 물결을 이루는 곳이다.

차를 타고 천천히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바다가 내 양 옆으로 펼쳐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위로 푸른 하늘과 갈색의 갯벌이 어우러져 있다. 그 길 위에 자리한 작은 카페 “뻘다방” 이 나에게 손짓을 한다.


 “어여 들어와”

노란색 벽면을 차지한 간판이 멀리서 눈에 들어왔다.

뻘다방은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했다. 갯벌 위에 세워진 이곳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적한 풍경을 감상하며 따듯한 커피 한잔을 즐기기에 완벽했다.


목재와 유리로 이루어진 아늑한 실내와 바닷가 앞에 야외테이블이 이국적인 인테리어로 외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나는 창가 자리에 바깥 풍경이 그대로 보이는 자리에 자리를 잡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하나 된 기분을 느꼈다.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갓 내린 커피의 따스함이 입안 가득 펴지는 순간, 이곳이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풍경의 중심에서 얼마나 중요한 쉼터인지 깨달았다.


뻘다방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아니었다. 이곳은 두 섬을 잇는 시간의 틈새에서 일상의 복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의 시간 속에 온전히 나의 맘을 맡길 수 있는 장소였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갯벌에는 가끔씩 갈매기들이 날아오르고, 물결은 조용히 밀려들어왔다. 나는 그 평온한 순간에 머물며 이곳의 이야기를 내 복잡한 머릿속에 깊이 새겨 넣으며 맑은 생각으로 정화시켰다.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길은 마치 인생의 여정을 상징하는 듯했다. 두 개의 섬처럼 우리는 종종 다른 목표를 향해 달리지만, 그 사이에 있는 순간들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준다. 뻘다방에서의 시간은 그러한 순간들 중 하나였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이 조용한 시간 속에서 나는 내 인생의 방향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선택의 기로에 항상 선다. 그때마다 선재도의 뻘다방처럼 한 템포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내 인생의 방향도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어줄 수 있는 쉼,

뻘다방처럼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가을의 어느 날 나는 뻘다방 카페를 방문했다.



[뒷이야기]


지금은 회사를 떠났지만 옛 직장동료,

하늘하늘 코스모스 같던 언니와 함께한 오랜만의 외출, 바람과 햇살 좋은 날 함께여서 행복했고

두 갈래의 길에서 만나 또 다른 한 방향으로 걸어가기 위한 길을 나섰다.


커피솦을 나와 선재도 옆 작은 섬 측도를 방문했다.

하늘하늘 코스모스인 듯 아닌듯한 노란색 꽃 금계국이  피어있는 측도, 바다와 어우러져 파란 하늘과 노란색으로 물든 바다는 더욱 아름다웠다.


측도를 돌아 나오는 길에 우리는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과 마주했다.

바다 위에 석양이 지기 시작했고 그 붉디붉은 석양은 파란색 바다를 빨아 삼킬 것 같은 붉은빛으로 서서히

밤으로의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멋찐 하루를 선물해 준 언니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또 수많은 갈림길에서 살아갈 준비를 해본다.

앞으로도 행복하고 즐길 줄 아는 여자로 살기 위한 날,나을 위한 축배를 들어본다.



                                                                                        2024.10.09 선재도 뻘다방에서 young


[나의 사진이야기]

 뻘다방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으로 추정..ㅎㅎ
뻘다방의 야외테이블과 바다
측도의  출렁이는 파도의 파란 물결과 금계국의 하늘거리는 노란 물결
바다를 삼켜버릴 것 같은 석양
하늘과 맞닿은 금계국
뻘다방의 노란색 폭스바겐
뻘다방의 이정표로 뻘로 장생 전시관 방문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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