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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진 Oct 15. 2021

가을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청산수목원'

핑크뮬리와 팜파스 억새, 가을바람과 함께 '청산수목원'에 찾아오다.

중간고사 기간이다. 중간고사 공부는커녕 시험을 앞두고 쏟아지는 과제를 끝내는 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러다가 엄마와 아빠가 놀러 갈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목적지는 충남 태안으로 수목원과 사구를 갈 예정이라고 했다. 가장 어려운 과제가 눈앞에 놓여있었지만 나도 가고 싶었다. 그리고 뭔가 새벽까지 공부하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호기롭게 외쳤다. '나도 같이 가겠다!'

요 근래 공부했던 것 중에 가장 밀도 높고, 빠르게 과제 공부를 했다. 그렇게 새벽 4시에 원하던 범위까지 공부를 끝냈고 1시간 자고 일어나 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내가 차에서 다시 자는 동안 3시간가량을 달려 충남 태안의 '청산수목원'에 도착했다. 수목원 주변엔 익어가는 벼가 빽빽이 심어져 있는 가을 논이 펼쳐져 있었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에서 엄마와 아빠의 뒷모습 한 컷 -

딱 처음 수목원에 발을 딛자마자 마주한 곳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였다. 촬영지라고 하니 괜히 한 컷 멋지게 찍어줘야 할 것 같아서 엄마, 아빠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근데 사실 촬영지라는 점을 빼고 봐도 정말 멋있는 길이었다. 울창한 나무들!


집에서 새벽 5시 반에 출발하여 일찍 도착한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은 송골송골 아침 이슬이 맺혀 있는 핑크뮬리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복슬복슬한 핑크뮬리에 이슬이 맺혀 있는 모습이 마치 유리구슬이 달려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핑크뮬리 뿐만 아니라 다른 식물에도 이슬이 맺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핑크뮬리에서 사진을 찍고 나니 재킷이 다 젖어 있었다는 점 ㅋㅋ


처음 들어가면 테마원으로는 연원을 마주하게 된다. 수생식물과 연꽃이 가득한 테마원이라는데 10월이라 그런지 거의 지는 시기였다. 그래서 가까이서 찍는 것보다는 이렇게 전경이 다 보이도록 카메라에 담는 것이 더 잘 나오는 것 같아서 전경 위주로 사진을 찍었다.


또 이곳에선 물가의 수생식물들을 관찰하는 게 재밌었다. 연못 근처 흙에 뿌리내린 작은 수생식물들은 매우 작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시야를 낮추면 가장 오른쪽 사진 속 풀처럼 귀여운 풀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연원에는 개구리가 정말 많다!


연원을 지나갈 즈음에는 처음으로 분수가 나온다. 가장 오른쪽 사진을 보면   있듯이 날씨가 너무 좋았다. 화창한 가을 하늘과 내리쬐는 햇빛, 그리고 퐁실퐁실  보이는 구름까지 자연의 요소들이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시켜주었다.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보면  다른 그림 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같은 분수지만 여러  찍어뒀다.


그리고 빅토리아 수련도   있었다. 엄청 크고 빨갛던 모습이 너무 예뻤다.  수련을 보자마자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설명이  쓰여 있었던  같다. 대체적으로 설명이 세세하게 되어 있지는 않았던  같아서 입구에서 팸플릿 안내도를 받아서 보면서 다니면  좋을  같다.


수목원에 다녀와서 후기를 봤는데 이 수목원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곳이었다. 그런데 나의 느낌은 호! 왜냐하면 개별로 보면 조금 아쉽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핑크뮬리 + 나무 + 구름 + 수목원 주변에 자리한 논'까지 전체적인 조화가 멋있었던 수목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산수목원에 간다면 전경을 눈에 담을 것을 추천한다. 여기 뒤에 바로 매점이 있어서 엄마 아빠와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풍경을 감상했다.


이제 수목원의 중후반쯤   같다. 초반에 만난 핑크뮬리를 보고 '아니!! 핑크뮬리 축제라면서  이렇게 작아?' 느낄  있는데 그냥 곳곳에 핑크뮬리를 많이 심어 놓은 것이었다. 수목원 후반부쯤 오면 기존까지 보던 핑크뮬리보다  많은 핑크뮬리가 펼쳐져 있으니 핑크뮬리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이 핑크뮬리 밭 바로 옆에는 염소와 토끼도 살고 있다.


그리고 여기는 홍가시원! 홍가시나무는 새로 나온 잎이 빨간색이며, 광택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니까 온통 나무가 빨갛기도 하던데 내가 갔을 때는 그렇게 많이 빨갛진 않고 빨간 잎이 몇 개 있는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팜파스원! 팜파스 억새도 핑크뮬리처럼 수목원 곳곳에 심어져 있는데 수목원 후반부에 있는 곳이... 찐이다! 엄청나게 크게 자라기 때문에 높이가 2-3m에 달한다. 청산수목원의 입장료는 시즌마다 다른데 아마도 지금 가장 비싼 이유가 '핑크뮬리와 팜파스 억새'가 가장 멋있는 시즌이어서 그런 듯하다.


사실 나는 핑크뮬리와 팜파스 억새보다는 이 나무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고 어디 아마존에 가야 볼 수 있을 것 같이 큰 나무였다. 사실 나는 내가 찍히는 것보다 찍는 사진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라 딱히 내 사진을 남기지 않는 편인데 이 나무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 앞에서 아빠한테 찍어달라고 했다.


나는 수목원에 가면 만들어진 테마원보다는 주변 환경을 보는   재밌는  같다. 그래서 이렇게 길을 가면서 보이는 장면을 자주 찍는데 그런 사진이  마음에  때가 많다.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자란 식물들의 멋이 보이는 느낌이다.


마지막 수목원에서 나올 때 찍은 길목이다. 아빠는 이런 길이 너무 멋있다고 했다. 청산수목원은 전반부보다는 후반부가 더 멋있고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주변이 논밭이어서 자연 안에 속해 있는 또 다른 자연의 느낌을 받았다. 수목원 곳곳이 논이랑 연결된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고! - 엄마 아빠와의 태안 나들이 1편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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