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제주도 서쪽 오름 두 곳, 금오름과 느지리 오름

15분 정도 걸으면 되는 야트막한 제주도 오름 두 곳

by 최은진

제주도에 갈 때마다 오름에 가야지! 마음만 먹고 하지 못했었다. 너무 덥다는 이유로, 너무 춥다는 이유로. 그래서 이번 3월에 제주도에 갈 때는 꼭 오름에 가기로 했다. 제주도엔 정말 많은 오름이 있지만 우리는 '금오름'에 가기로 했다. 금오름은 관광객들에게 이미 너무나 유명하지만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엄청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내 시선으로 바라본 금오름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갔던 느지리 오름에 대해서도!



금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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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금오름으로 가는 도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택시 기사님께서 원래는 위에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못 간다고 알려주셨다. 그러면서 금오름은 15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나와 친구는 거대한 금오름을 보고 훨씬 더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지레 겁을 먹었던 것 같다. 일단은 택시에서 내려 푸드트럭에서 핫도그와 토스트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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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름을 오르는 초입에 본 나무들이다. 나는 나무를 엄청 좋아해서 그런지 첫 번째의 특이한 나무가 특히나 마음에 들었다. 어지러운 매력이 있는 나무였다. 그리고 세 번째 사진은 빼곡한 나무들의 모습이 사려니숲길을 떠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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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을 보고 켐튼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올랐다. 켐튼은 거의 아는 사람이 없는 도시일 것 같은데 독일 뮌헨에서 조금 더 가면 있는 도시이다. 켐튼을 갔을 때 등산했던 산에서 본 풍경과 비슷했다. 이 글을 쓰면서 켐튼에 대한 이야기도 브런치에 풀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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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흐렸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멀리까지 보여서 오르는 길조차 재밌었던 금오름이다. 높이 올라가니 말도 엄청 작게 보였고, 차도 엄청 작게 보였다. 글을 쓰면서 지금 막 든 생각이 있다. 나는 목적지를 향해 올라가는 중에 만나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삶을 너무 목적 지향적으로만 살지 않고 뒤도 돌아보고, 옆도 보고 그러면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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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름 도착! 진짜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택시 기사님 말처럼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딱 도착했을 때 오름에 압도당하는 느낌은 없었다. (너무 솔직한가?) 아마 하늘이 조금 흐릿해서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유명한 오름이라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3월은 비수기라 이 정도면 사람 없는 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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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사진을 대충 찍고 한쪽에 있는 평상에 앉았다. 오름 바로 밑에서 사 온 샌드위치와 핫도그를 먹었다. 가물가물하지만 하나는 한라봉 토스트이고 하나는 흑돼지 핫도그?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둘 다 정말 맛있었다. 피크닉 온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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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서 보는 오름은 좀 아쉬워서 옆으로 쭉 돌아보자고 했다. 나는 저기 철탑 쪽으로는 사람들이 안 가길래 괜히 청개구리처럼 거기로 가보고 싶었는데 안 가는 데엔 이유가 있겠거니 싶어서 (길이 없을 수도 있고?) 그냥 남들이 가는 방향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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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걸으면서 본 제주도 풍경! 높음에서 얻은 자유다. 나보다 높은 것들로 둘러 싸인 도시 속의 삶을 살다가 내가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니 모든 게 내 밑에 있다는 느낌에 왠지 모를 해방감을 얻었다. 그런 나의 자유로운 모습이 움직이는 걸 영상으로 담아두고 싶어서 찍는 모습을 친구가 찍어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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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친구 찍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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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에서 본 금오름의 모습이다. 반대편에서 보는 게 훨씬 멋있고 오름의 색감도 잘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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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옆쪽이 훨씬 멋있었는데 특히 이 마른풀과 신선한 풀들의 조화가 멋졌다. 그리고 오름을 전체적으로 보지 않고 이렇게 일부만 봐도 되게 매력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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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름을 열심히 찍으러 다니는 모습을 친구가 찍어줬다. 진짜 좋아하는 사진이다. 색감이 너무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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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 풀과 연갈색 풀, 그리고 짙은 붉은빛의 바위와 흙들이 너무너무 아름답다! 금오름에 오면 멀리서 보는 것도 좋지만 꼭 한 번 내려와 보면 좋겠다. 이 색감은 가까이에서 보니 더욱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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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돌탑 귀퉁이에 핸드폰을 세워두고 타이머를 설정해서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오른쪽 사진도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진이다. 돌탑 뒤에 숨은 나와 빼꼼 나온 친구! 둘 다 너무 귀엽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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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터넷에서 금오름 물고인 분화구 주변에는 개구리들이 정말 많다고 하던데 내가 간 날에는 개구리 시체가 엄청 많았다.. 물이 말라버려서 죽은 것인지 무엇인지... 왜 죽었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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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름에서 내려오는 길. 울창한 나무들은 언제 봐도 멋있다!




느지리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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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간 오름은 '느지리 오름'이다. 계획한 코스는 다 갔고, 시간은 남아서 어딜 갈까 하다가 오름에 가서 일몰을 보고 싶어서 선택한 오름이다. 친구가 고른 곳인데 길이 닦여 있고, 야트막하다고 해서 이곳으로 선택했다. 5시 반쯤에 올라갔는데 어두워지면 무서울까 봐 빠르게 올라갔다. 그래서 올라가는 길에 찍은 사진이 거의 없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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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서 해가 왜 안 지지? 왜 이렇게 생각보다 밝지? 싶었는데 아뿔싸! 시간을 착각했다 ㅋㅋㅋ 3월이라 해가 조금 길어져서 7시쯤 지는데 6시에 진다고 착각했다. 엄청 빨리 걸어 올라올 필요도 없었는데 괜히 겁먹어서 마음만 급해지고..!!


느지리오름은 금오름처럼 색다른 건 없었다. 제주도의 뷰를 볼 수 있다는 것? 막 금오름처럼 그 오름만의 특색이 있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가볍게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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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라 바람이 엄청 세서 추워가지고 조금만 구경하다가 내려왔다. 오름에서 일몰을 보고 싶었지만 추위를 이겨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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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내려오는 길에 이런저런 사진을 찍었다. 특히 이 길과 이 나무가 나온 게 마음에 들어서 제주도 엽서로도 뽑았다. 빛이 안 들어온 오른쪽 사진이 정말 정말 마음에 든다. 어둠은 무서움과 신비함을 동시에 주는데 이 사진에선 신비로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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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려와서는 택시를 잡았다. 애매한 시간이고 더 어두워지면 택시 말고는 방법이 없었는데 택시가 안 잡혔다. 그래서 내가 택시를 잡는데 와! 초심자의 행운! 내 걸로 한 방에 택시가 잡혀서 다행스럽게도 숙소에 안전히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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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위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내려와서 본 일몰도 매우 매우 멋졌다! 서쪽 제주도를 여행하는데 힘든 오름은 오르고 싶지 않다면 짧은 시간에 오를 수 있는 금오름과 느지리오름에 가보기를 추천한다. 다음에 제주도에 가면 그때는 또 다른 오름에 올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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