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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진 Jun 22. 2022

인왕산 바위의 기운을 느끼러, 무무대와 수성동계곡

2022년 어느 날 인왕산의 봄을 기록하다.

잘 보든 못 보든 시험이 끝나면 마음이 가볍다. 중간고사 기간 동안 부담감 때문에 산책을 안 갔는데 대신 집에서 드라마를 엄청 많이 봤다. 이럴 거면 그냥 산책을 가지!! 아무튼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산책을 떠났다. 이번에도 또!! 종로구!! 또로구!! 바로 인왕산이다. 오늘 포스팅을 통해 함께 걸어볼 곳은 인왕산 무무대에서 수성동 계곡 루트이다.


인왕산은 등산하러들 많이 가는데 나는 등산은 아니고 산책이었다. 어떤 루트를 통해서 가야겠다 찾아둔 건 아니었고 내가 출발하는 곳에서 카카오맵에 검색해서 갔다. 버스를 타고 인왕산 근처에서 내렸고 그곳이 바로 신교 터였다. 신교는 이곳에 있었던 돌다리인데 1920년대 백운동천이 복개되면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내가 인왕산 산책을 간 루트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나는 신교터 팻말에서 왼쪽으로 꺾어서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러면 멀리에 아마도? 은행나무가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은행나무를 향해 골목을 걸어 들어가면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찍은 분식집이 나온다. 드라마 상에서는 코끼리분식이었지만 실제 이름은 효자분식!


평화로운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렇게 계단이 나오는데 이곳을 올라가면 된다. (자세한 루트는 카카오맵에 검색하면 나올 것이다..!)


그러면 벌써 보이는 남산서울타워 뷰! 인왕산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벌써 오기를 너무너무 잘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없는 곳을 걸으며 좋아하는 풍경을 바라보는 게 좋다. 이 시끌벅적한 서울 안에서 나만의 공간을 찾은 듯한 기분이 주는 짜릿함 때문에 매번 산책에 가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카카오맵에서 무무대를 핀을 찍어서 갔다. 카카오맵이 알려주는 대로 가다가 해맞이 동산이 나오면 성공! 해맞이 동산에서 또다시 지도가 알려주는 대로 올라가면 된다.


멋진 풍경을 보려면 엄청 힘들게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카오맵이 알려준 대로 가니까 체감상 얼마 안 걸렸다. 그리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각양각색의 초록색 산이 너무 아름다웠다. 사진에는 다 안 담기는 아름다움이었다.



인왕산 무무대

인왕산 첫 번째 코스인 무무대에 도착했다. 사실 무무대는 얼떨결에 알게 되었는데 무무대 전망대에서 남산서울타워가 보인다는 후기를 봤다. 남산서울타워를 정말 정말 애정하는 나는 안 올 수가 없었던 곳이다.


그리고 몰랐는데 이곳이 인왕산 자락길 건강산책로 4기점이었다. 아마 이 근처에 산다면 자주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인왕산 자락길은 무장애 산책로여서 노인, 어린이, 임산부 등 보행 약자들도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인왕산 무무대에서 찍은 메인 사진

내가 무무대에서 찍은 사진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미세먼지 때문인지 날이 좀 흐려서 하늘이 맑지 않은 게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모습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 왠지 모르게 늠름한 느낌을 주는 듯하다.


뾰족하게 솟은 남산서울타워는 서울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시각으로 남산서울타워를 바라보는 게 좋다.


인왕산 무무대에서 바라본 북악산! 지금은 개방된 청와대의 모습도 한쪽에 보여서 찍었다. 무무대에서는 되게 다양한 것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좋아하는 북악산, 남산서울타워 그리고 지붕이 멋있는 청와대까지!


그리고 무무대는 '아무것도 없구나 오직 아름다운 것만 있을 뿐...'이라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다른 서울의 뷰 명소보다는 덜 알려진 듯한데 올라오기도 쉽고, 뷰도 정말 좋은 무무대를 추천하고 싶다. 다른 후기들을 읽어보니 야경도 정말 멋있다고 한다! 엄청 넓은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드라이브 겸 한 번 와보기에 좋을 것 같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뷰가 너무 좋아서 나도 이곳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하고 인왕산 두 번째 코스로 떠났다!


인왕산이 화강암 돌산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화강암 바위산이라 그런지 되게 멋있게 생겼는데 바위 사이에 나무가 올라와있는 게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걸으면 각도마다 보이는 산의 모습이 제각기 달랐다. 심지어 봄이 한창 지나간 후라 그런가 푸릇푸릇하게 올라오는 초록색을 보는 것도 너무 재밌었다. 하늘 아래 같은 색깔은 전혀 없다는 거~~


봄이긴 하지만 꽃이 많이 지고 풀들이 올라오던 시기여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겹벚꽃도 만났었다. 한두 그루가 자라 있었는데 뭔가 사막 속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벚꽃이 아직 남아있구나!' 싶은 마음!


길을 따라 걸어 내려오다가 계단을 만나면 내려오면 된다.


사람들이 돌탑을 쌓아둔 것도 보고 청계천 발원지도 만났다. 청계천 발원지인 이곳에 도롱뇽, 가재, 개구리 등이 산다길래 한 번 유심히 지켜봤는데 아쉽게도 가재를 발견하진 못했었다.


수성동 계곡 쪽으로 다다르니까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시끌벅적한 느낌에 '아! 드디어 계곡에 왔구나' 직감할 수 있었다.


여기가 바로 수성동 계곡!! 수성동 계곡에는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나도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정자가 비어있길래 정자에 가봤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나무들이 너무 따뜻했다.


4월 말이라 꽃들이 많이 졌지만 그래도 남아있긴 했었다. 오른쪽 꽃은 많이 봤는데 애기똥풀이라는 것을 이날 처음 알게 된 날이다.


이 밑에는 위험하다고 되어있었다. 마지막 사진이 밖에 나와서 울타리 너머로 본 계곡 아래의 모습이다. 사실 내가 수성동 계곡에 온 이유도 이 바위 계곡을 보려고 온 것이었다.


사진 출처: tvn 미스터션샤인

바로바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서울 촬영지이기 때문이다. 이 돌다리가 바로 김태리가 훈련하던 장면으로 나왔던 곳이다. 거의 서울에 촬영지가 없는데 인왕산에서 찍은 장면이 있다고 해서 반가웠다.


수성동 계곡을 즐기고 나와서 만난 안내판을 통해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던 사람이었고, 이곳 수성동계곡에서 시와 그림을 즐겼다는 스토리도 알 수 있었다.


인왕산 그리고 돌산 하면 나도 그랬듯 왠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아서 그걸 깨고자 했다. 무무대와 수성동 계곡 루트는 충분히 화강암의 멋을 즐기고, 서울의 뷰를 즐기면서도 쉽게 쉽게 걸을 수 있는 코스였기 때문이다. 내가 짠 코스이지만 완전 만족! 나는 누군가가 만들어둔 코스대로 따라갈 때보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연결해서 나만의 코스를 다니는 게 더 만족감이 큰 것 같다. 종로구는 진짜로 다 와봤다고 생각했는데 인왕산을 걸으며 여전히 아직 서울은, 종로구는 넓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인왕산 바위의 기운을 가득 느낀 산책 기록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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