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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BI Sep 30. 2015

단단하게.

부딪히는 시선이 있으면 이제는 사진에 손쉽게 담을 수 있다. 그렇게 찰칵하고 찍어버리면 풍경에 대한 단상은 1초면 끝나는 것이다. 옛날엔 그러지 않았겠지. 담을 것이 없으니, 오랫동안 무엇인가를 바라봤겠지. 마음에 깊게 새기려고. 그리곤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없으니,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달려가 설명했겠지. 내가 본 어떤 깊은 풍경을.  


어제 술자리에서 50이 다 되신 대표님이 지금은 동영상 하나 제작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예전엔 5분짜리 영상 하나 만드는 건 아무도 엄두 내지 못했다. 고 말씀하시는데 

그래, 지금은 그토록 무서운 세상이구나. 

누구나 사진을 찍고, 누구나 글을 쓰고, 누구나 사업을 하는 세상.  

마지막에 대표님은 내 것이 쌓이면 무서운  거다.라고 말하시곤 '조가비'만의 무엇을 꾸준히 쌓으라고 하셨다. 

나에게 에너지가 가득 느껴진다고 말씀해주신 분, 너가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미래가 기대된다고 해주신 분.  

하나 더. 

마음에 들어있는 조급함을 잠시 밀어내고 '단단함'을 넣으라고 하셨다. 

무엇을 하든 하나, 하나 단단하게 쌓으라고.  

그래. 

난 모든 것에 조급했다. 서른에 무엇이든 이루고 싶다는 조급함.  

서른에 동아일보 팀장을 달고, 10년 더 직장 생활을 빡세게 하고 40에 사업을 시작했었도 시행착오가 참 많았다고 말씀하시는데 

난 또 겸손하지 못했구나 싶다.  

단단하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가보자. 

그게 무엇이든 쌓이면 언젠간 힘을 발휘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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