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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BI Nov 23. 2015

어려운 마음이 또 어려운 마음을 데리고 오는 것처럼.

어려운 마음이 또 어려운 마음을 데리고 오는 것처럼. 


2015년 11월의 마지막을 신나게 달려가고 있는 요즘. 페이스북에서는 한해를 얼른 깔끔하게 정리해보라고, 이것저것 쉽게 해준다. 페이스북을 가장 많이 방문한 사람,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 등등. 그렇게 쉽게 정리될 한 해가 아닌 것을 여기선 이토록 쉽다. 난 '그런'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더라. 뭐 한다고 '관형사'를 그렇게 써댔을까. 


하도 많은 일을 해서 연말엔 욕심이 마음을 넘쳤다. 그랬더니 어려운 마음이 뒤따라 오더라. 온갖 꾸며댄 말들이 바다처럼 넘실넘실 내 마음에 떠다닌다. 


연말이 될수록 마음 힘든 이들이 속속들이 병세가 심해진다. 이유야 하도 다양해서, 말할 필요도 없고. '마음'을 고이 눕혀야 되는데, 편하게 눕힐 곳 또한 보이지 않아 그렇게 병든 마음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일까.


노래도 들어보고, 책도 들춰보고 하는데 그 어려운 마음들이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시 중에 외로운 사람들이 한 밤 중에 공원에 다 모이면 어떨까. 하는 문장이 있었는데, 가끔 그런 상상을 해본다. 전혀 즐겁지 않아도 되니, 외로운 이들이 마음이 아픈 이들이 모여보는 건 어떨까. 더 슬퍼지까. 아니면, 같이 있는 것만으로 위로가 될까. 


세상을 물건을 사고, tv를 보고, 페스티벌을 다니면 신나 질 거라 이야기하는데, 정작 쓸쓸하게 말라 가는 가슴은 어디서 축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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