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함이 몰고 오는 생각들

by GABI

하늘이 물기를 가득 머금고, 공기도 물기를 놓아주지 않는 날. 그럴 때 몰려오는 생각들이 있다.


가끔은 한없이 가난했던 날들이 떠오른다. 학교 앞에서 파는 1,000원짜리 햄버거가 먹고 싶었던 동생은 절대 차비 외에는 돈을 주지 않았던 할아버지 덕분에 이틀 동안 50분이 넘는 거리를 묵묵히 걸어 학교에 갔다. 그렇게 차비를 모아 산 햄버거를 하교 길 품에 고이 담아 누나와 같이 먹겠다고 가지고 온 날이 있었다. 좁은 방에 숨어 둘이 열심히 나눠먹던 기억은 이렇게 아프게 가슴에 맺혀, 가끔 날씨에 맞게 찾아온다. 나의 가난은 모두 동생과 함께 있다.


날이 흐리고 공기가 탁한 날엔 가끔 그런 날들이 떠오른다.

가난하고 가난했던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