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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BI Dec 27. 2015

사흘간의 시간

사흘간의 시간이 주어졌었다. 대청소 아닌, 대청소를 실시했고. 태어난지 50일 된 아이를 보러 갔었고, 세 커플이 모여 크리스마스다운 홈파티도 했다. 그리곤 하루는 영화 한편에 침대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보냈으며, 마지막 날은 이렇게 스타벅스에 나와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잡생각도 하고 있다. 이렇게 적고 보니, 더 잘 보낼 수 없단 생각이 드네. 그래도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비워내고 쌓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야 글 쓸 마음이 잡혔으며, 삼일 내내 떠나지 않던 감기 기운도 오늘 스멀스멀 멀어지고 있다. 이렇게 보니, 어떻게 인간은 일 년 내내 일만 하고, 고작 일주일 정도만 쉬고 전체 삶을 운영할 수 있을까. 그리곤 스스로를 자책하겠지. 끌려다니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조금씩 지겨워지는 건, 서로를 질투하고 비난하고 알 수 없는 포인트에서 화를 내는 사람들(나를 비롯해). 그리곤 술 한잔에 모든 걸 다 털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단순함. 영화 한편으로 나에게 선물을 줬다고 생각하는 착각. 연인들끼리 뻔하게 기대하는 것들. 의미 없는 대화들. 다들 보러 가는 어떤 것들. 등등.. 우린 언제쯤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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