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균,쇠>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 인터뷰
'안희경의 내일의 세계' 첫 인터뷰는 <총,균,쇠>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다.
'오늘의 세계'는 지금까지 우리가 선택한 모든 것의 합이다. 말미암지 않은 결과란 없다. 10년 안에 탄소 배출량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 실패한다면 폭염과 홍수와 산불, 전염병이 창궐하는 내일이 올 수 있다.
코로나 19는 지구적 답을 찾도록 숙제하게 하는 막강한 스승님
왜 한국과 일본은 공동체 중심적이고 유럽과 미국은 아닐까요? 한가지 가능성은 농업의 역사와 관련합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주로 벼농사를 해왔어요. 유럽과 미국은 대부분 밀농사를 짓고 보리를 길러왔고 지금은 옥수수에 치중하죠. 밀농사는 개인주의적이에요. 밀을 재배하는 농부는 다른 농부와 함께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가서 밀씨를 뿌리면 됩니다. 밀이 다 자라면 또 자기가 거두는 거죠. 쌀을 지배한다는 것은 공동체 농사를 하는 겁니다. 알곡이 많이 맺히고 여물게 하려면 논에 물을 끌어들이는 관개 작업을 해야해요. 농부 한 명이 들에 나가 씨 뿌리고 돌보는 수준의 농사가 아니죠. 게다가 벼를 추수하는 작업도 공동체 활동이고요. 1만년 동안 동아시아 사람들은 벼농사 때문에 공동체 중심 문화를 형성하게 된 겁니다. 반면에 유럽인들은 9천년 동안 이어온 밀농사 영향으로 개인 중심의 문화를 이루게 됐습니다. 이것이 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는 이유입니다. '왜 미국인은 정부에서 조심하자 하면 많은 이들이 따르지 않을까? 미국인들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나는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나의 자존감을 지키겠다'고요.
지난번 인터뷰에서 불평등 문제가 문명을 몰락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거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사다리 위로 더 올라가면 나만은 안전할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권력을 가진 이들은 구조를 개선하기보다 개인의 노력을 독려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