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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창완 Jun 10. 2021

공무원도 노마드가 될 수 있을까

[노마드 공무원] 공무원의 생각, 생활, 일, 글, 말, 인간관계 등

연재를 시작하며     


노마드는 유목민이란 말이다. 한 곳에 정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떠돌면서 생존환경을 찾는 사람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몽골인들이다. 게르라는 이동식 천막에 살면서, 목초를 찾아, 목표물을 찾아서 돌아다녔다. 그렇게 사는 몽골인들은 유독 눈이 밝았다고 한다. 그 가운데 칭기즈칸이라는 위대한 인물이 나와서 한 시대를 풍미하기도 했다.      


공무원은 안정적 직업의 대명사다. 이 시대에는 노마드의 반대인 정착민의 대표적인 직업이다. 나는 나이 마흔에 들어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5년을 하고 나왔다. 민간기업에 가서 얼마간 일하다가 다시 공무원 생활에 들어왔다. 그래서 공무원 생활을 조금 안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강의도 좀 했다. 새만금경제청(전라북도)과 새만금개발청(국토교통부 외청)에 다닐 때는 남원에 있는 전라북도공무원교육원에서 투자유치나 중국에 관해 정기적으로 강의를 했다. 간간히 요청이 오면 기획재정부 같은 곳에 가서도 강의를 했다. 주로 중국에 관한 내용이었다.      

상대적으로 공무원 강의는 쉽지 않다. 리액션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강의에는 그 리액션이 없다. 반면에 어린이나 학부모 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는 기분이 좋다. 호기심 섞인 눈으로 나를 보면서 생각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내가 수강자가 되어서 강의를 들을 때, 나 역시 비슷한 모습을 하는 것을 보고 자책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공무원 특성을 알고, 흥미로운 요소를 찾아내서 그 시간을 잘 지내는 강사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낀다.      


다시 본론으로 가자. 그럼 공무원은 노마드로 살 수 없는 것일까. 실제로 내가 만난 공무원의 대부분은 정착민적인 기질을 갖고 있다.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안정감, 상대적으로 풍족할 것 같은 연금, 육아휴직 등의 권리를 눈치보지 않고 누릴 수 있다는 특징 등등.      

물론 공무원의 직업적 특성상 뭔가를 찾아가서 하는 것보다는 한 자리에서 꼼꼼하게 그 일을 해내는 것이 옳은 경우도 많다.      

그런데 그런 공무원들을 보면 왠지 슬프다. 활기를 잃어버린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에 정말 적극적인 공무원들도 있다. 그들은 그 직업 구조속에서 활기를 찾는다. 그리고 그런 공무원들이 더 성과도 좋고, 승진도 빠르다.      


나는 공무원들에게 그 활기를 찾는 게 어떻게느냐고 제안하기 위해서 이 연재를 시작한다. 내가 <노마드 라이프>를 냈을 때, 박재동 화백이 ‘새로운 광야, 황야, 들판’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멋진 추천사를 주셨다. 공무원들도 그런 공간이 있다. 같이 그 공간을 찾기 위해 동참해주었으면 싶다.      


이 기획이 흐지부지 끝날 수도 있지만 가능한 끝마쳐보고 싶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노마드 공무원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연재는 공무원의 생각, 생활, 일, 글, 말, 인간관계, SNS, 미래 등 9가지 꼭지로 차례로 이야기들을 꾸려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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