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골린이 생활> 13
골프는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다. 그래서 귀족 스포츠의 대명사처럼 불린다. 하지만 골프 못지않은 비용이 드는 스포츠도 있다. 별로 안들 것 같지만 배드민턴도 그런 운동이다. 1그램이 결과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라킷, 운동화는 물론이고 금방 소모되는 셔틀콕까지 배려하면 엄청나게 돈이 든다. 새만금개발청에 다닐 때, 당시 청장이 배드민턴을 좋아했다. 당시 우리 청은 세종시에 있었는데, 임시로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썼기 때문에 청 한견에 실내체육관이 있었고, 거기를 우리 청이 사용해 잘 활용했다. 나도 아들과 한두 번 치다가 어느 정도 실력이 돼서 동호회에 들었다. 하지만 청장 눈에 들 정도로 잘 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데, 배드민턴을 잘 못 쳐선지, 정권에 밉보였는지, 사실살 유일한 투자유치 실적을 가진 나만 재계약을 거부당했다. 동호회 때문은 아닌데, 그래도 우리 집에는 20~30만 원대 라켓만 5개 정도다.
개인적으로 대학 때부터 테니스를 했다. 하다 보면 좋은 라켓을 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대학생이 사봐야 10만 원 정도의 월슨 라켓이 전부지만 역시 수준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요즘은 아들과 탁구를 많이 치는데, 탁구는 그래도 돈이 안 드는 운동이다. 라켓도 그렇고 공도 비싸지 않고, 또 오래 견딘다. 주말마다 아들과 집 근처 탁구장에 가서 2게임씩을 하는데, 역시 뭐든지 오래 하면 실력이 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 점에서 의외로 귀족 스포츠는 배드민턴이라는 내 판단을 내린다. 상대적으로 골프는 많은 돈이 들 것 같지만 스크린골프가 생긴 후부터는 18홀을 쳐도 1만 5000원~2만 5천 원 정도의 게임비만 들면 된다. 물론 필드로 가면 보통 30만 원 정도는 봐야 한다. 필드에서 잘 치는 사람들은 한 개에 5000원가량하는 골프공을 한두 개만 사용하면 되지만, 백돌이들은 10개는 쉽게 잃는다. 굳이 좋은 볼을 쓰기보다는 동반자나 캐디에게 부탁해 로스트볼을 좀 챙겨달라면 된다. 새 공을 쓰면 기분은 좋지만, 잃어버리면 속이 쓰리기 때문이다.
골프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다. 문제는 진짜 마음대로 장비를 사면 순식간에 기백만원은 금방 소모된다는 것이다. 클럽도 수준에 따라서 수천만 원대부터 백여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나는 매형에게서 물려받는 다섯 개 정도의 클럽으로 골프를 시작했고, 이제 친구에게 인도받은 아이언으로 인해 우드, 유틸리티를 제외한 클럽을 갖춘 상태다. 두 가지는 좀 안정이 된 후 연습을 거치면서 구입할 생각이다.
골프 용품의 구입 경로는 다양하다. 아무것도 모르면 레슨을 받는 선생님을 통해 자문을 구하는 게 좋다. 한번 볼 얼굴은 아니어서 무턱대고 바가지를 씌우 지는 않는다. 또 인도어 골프장에는 골프 숍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서는 직접 사용해 본 후 자신에 맞는 클럽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소비자에 맞게 피팅을 하면서 클럽을 판매하는 전문 매장도 많다. 이런 매장은 다양한 과학적 장비를 갖춘 것도 많은데, 고객의 습관이나 볼의 방향성 등을 바탕으로 적당한 클럽들을 권유한다. 물론 전문 샵이다 보니 비용은 상당하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새 제품을 사는 것도 좋다. 하지만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클럽에 대한 수용성이 다양하다 보니 중고가 난무한 만큼 이런 특성을 잘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중고 거래를 온오프에서 활성화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골마켓이다. 골마켓은 온라인 사이트도 있고, 오프라인 매장도 수도권은 구 단위 정도에 하나씩 있다. 클럽은 물론이고, 신형과 중고 모두를 취급하고, 대부분의 골프 용품을 판다. 다만 이곳은 워낙에 거래 경험이 많다 보니, 이미 표준화되어 있어서 대박의 가능성이 낮다.
그런 점에서 주목할 것은 ‘당근마켓’이다. 중고차 거래 상가를 통하지 않고, 직접 차를 구매하면 중간 수수료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중고차 전문가들은 수수료를 받는 만큼 역할도 있다. 골프 중고거래도 마찬가지다. 개인 간에 거래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다. 더욱이 이런 곳들도 상당히 오염된 경우가 많다. 또 전문가들이 이런 곳에서도 진 치고 있으면서 좋은 물 건을 사재기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순수한 이용자들은 당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중고로 나왔다고 쌀 것으로 판단해 구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골프클럽의 가격은 천차만별인 만큼 제품의 가격 등을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필자가 3월 말 당근마켓에서 ‘핑 G410’ 드라이버 제품의 중고가를 확인했다. 어느 정도 사용감 있는 제품인데 35만 원으로 거래가를 올린 것을 봤다. 그런데 네이버 등에서 이 제품의 거래가를 보면 46만 원 정도다. 10만 원 정도의 차이로 신제품과 중고가 구분된다면 상식적으로 신제품을 사는 게 합당해 보인다.
반면에 이런 편차가 커서 좋은 득템을 발견할 수도 있다. 골프 클럽을 갖출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아이언이다. 때문에 아이언의 구입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아이언 세트(5~P)는 중고의 경우 가장 낮은 제품은 20만 정도이고, 브랜드가 있는 제대로 된 새 세트는 백만 원대 중반이 일반적이다. 아이언은 오래 쓰기 때문에 큰 맘을 먹고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또 아이언은 제품에 따라 무게들이 다르다. 힘이 있다면 좀 무게가 나가도 되지만, 가능하면 무게가 낮은 아이언이 다루기 편하다.
나도 앞서 말했듯이 고등학교 친구가 자기가 쓰던 아이언을 선물하면서 제대로 된 내 전용 아이언을 갖게 됐다. 물론 친구가 10년 정도 사용했기 때문에 장비에 스트레스가 쌓여 있기 때문에 제대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친구가 준 후 지금까지 사용하면서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다. 서서히 클럽에 대한 이해도가 생기면서 아이언 샷 자체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물론 이 클럽을 사용하다가 새로운 변화가 있을 때, 아이언을 새로 구입하는 투자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언에 대한 제대로 된 느낌을 갖기 전에 새로운 클럽을 구입하는 것은 별로 효율적이지 않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2008년 한국에 들어왔다. 이후 공직에 들어간 1년 후인 2011년에야 나는 운전을 시작했다. 1년 선배에게 100만 원 정도로 카렌스 수동 가스차량을 인수받았다. 군산대 앞에 있는 원룸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경제청까지 운전하고, 다니면서 운전을 배우기 시작했다. 후방 센서나 카메라도 없어서 변산대명리조트에서 후진하다가 작은 접촉사고를 낸 적이 있다. 그 후부터 조심했는데, 이후에 내가 책임이 있는 사고를 낸 적은 없다. 운전을 한 후에는 청에 있는 관용차들을 이용하면서 여러 자동차의 특성을 이해했다. 이후 가스차였던 카렌스는 5년 정도 사용하자, 마지막 호흡을 마쳤다. 7만 km를 주행한 가솔린형 SM5 중고차를 다시 구입했다. 별 탈없이 이용하면서 지금은 12만 킬로미터를 주행했다. 물론 나 같은 사람만 있으면 내게 골프 클럽을 선물한 친구가 다니는 회사는 아마도 망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어떤 사물을 익히는 것을 선호한다. 과도한 소비도 피하고, 자신이 다루는 물건과 호흡을 맞추어 가기 때문이다. 골프 클럽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돈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 아니라면 골프 클럽도 신중하게 고르고, 사용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것이 소중하다는 생각이다.
자문: 골프존파크 효성마스터즈점(인천 계양구) 대표 신비오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