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못 치면 백돌이 못 면한다

<유쾌한 골린이 생활> 12

by 조창완

얼마 전 신비오 프로의 드라이버 롱기스트 기록이 315미터가 떴다. 넌지시 물어보니 내리막에서 운 좋게 걸려서 나온 거리라고 한다. 사실 드라이버 비거리는 골퍼들에게 자존심 같은 기록이다. 자존심을 떠나서 스코어를 안정적으로 내기 위해서는 드라이버 샷이 충분히 나가줘야만 두 번째 샷을 붙여서 버디를 바라볼 수 있다.

진행자 김구라 씨도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라는 골프 전문 유튜브를 하는데, 이 출연자 중에 재밌는 분이 초롱이라는 애칭을 가진 박노준 씨다. 40년 구력이지만 드라이버를 100미터대 초반으로 보내는데, 결과적으로 드라이버가 짧음에 따라 백돌이 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된다.

골린이인 나 역시 드라이버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안정적으로 샷을 했을 때, 200미터대 초반을 나가고, 롱기스트는 내리막에서 친 것으로 기억하는 247.5미터다. 물론 잘 맞았을 때는 200미터는 가볍게 넘는다. 문제는 아직 실수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경기에 4~5번 정도는 미스샷을 해서 OB를 내, 멀리건을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현재 내 평균 비거리는 200미터로 골프 친구들 가운데 하위권이다. 골프 경력이 긴 친구들은 대부분 평균 비거리가 210미터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드라이버를 안정적으로 치기 위해서는 자기에게 맞는 드라이버를 선택해야 한다. 내가 처음 친 드라이버는 매형에게 받은 구형 갤러웨이 드라이버였다. 20년 전쯤에 나온 구형이지만, 필드에서 사용할 때, 비교적 안정적인 거리를 만들어줬다. 지금은 신프로의 추천으로 드라이버 페이스(공이 맞는 면)도 충분히 큰 것을 사용한다. 다른 고민은 샤프트의 강도였다. 지금은 SR을 사용하지만 가끔은 R을 시험 삼아 사용하는데, 힘이 있을 때는 비거리가 좋은데, 힘이 빠지면 미스샷이 많아져 일단 샤프트 강도는 SR로 고정해서 친다. 지금 쓰는 드라이버는 테일러메이드 R1 드라이버다. 나중에 욕심이 생기면 좋을 드라이버를 구입할 날도 있겠지만 지금 충분히 만족하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정도로 생각된다.


드라이버의 로프트 각도는 10.5도와 9.5도로 나뉜다.(물론 더 있지만 일단 이 정도만 알면 될 듯) 같은 각도로 치면 당연히 10.5도가 더 높이 뜬다. 개인적으로 탄도가 잘 나지 않아서 10.5도를 사용한다. 10.5도를 쓰면 헤드를 바닥에 두었을 때 페이스를 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것보다는 치는 이에게 안정성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어느 정도 드라이버에 자신이 생기면 9.5도로 바꾸는 것을 많이 권한다. 일단 탄도가 높으면 바람의 영향도 받고, 스핀양도 늘어나 슬라이스나 훅 등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신만 있다면 9.5도로 각을 낮추어 연습하면 궁극적으로 비거리도 약간 더 늘어날 수 있게 된다. 신비오 프로는 타이거 우즈도 처음에는 7도를 치다가, 안정을 위해 10.5도로 바뀌었다고 하면서 로프트각 역시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그럼 드라이버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전문가가 안정성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골프 티칭의 그루라고 할 수 있는 임진한 프로도 이 점을 강조한다. 임프로는 스코어를 줄이는데 드라이버의 거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골린이들에게 두 가지를 강조한다. 하나는 몸과 손목의 힘을 빼고, 헤드 무게로만 공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드라이버 샷의 원칙을 가장 잘 실천하는 이가 박인비 프로다. 박선수는 드라이버나 아이언을 칠 때, 마치 가볍게 땅을 향해 던지듯 샷을 하는데, 페이스가 공을 정확히 가격해 정확한 거리를 내는데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로 강조하는 것은 피니쉬를 마친 후 자기 몸의 발란스가 틀어지지 않게 잘 유지하는 게 드라이버 실수를 줄이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물론 임프로는 드로 샷(공이 왼쪽으로 휘는 것)이나 페이드 샷(공이 오른쪽으로 휘는 것)을 치는 법도 알려주는데 골린이라면 일단 공을 반듯이 보내는 것에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한다.


개인적으로 드라이버 샷의 애환도 많았다. 우선 처음 골프를 배울 때, 둘째 매형이 비교적 제대로 드라이버 치는 법을 알려줘 시작하자마자 170미터 정도를 풀샷으로 쳤다. 이후 1년 정도 사이 가끔 필드에 나갈 때도 실수는 많았지만 잘 맞으면 200미터를 나가서 90타수대의 골프 선배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그런데 스크린골프를 즐기다가 어느 순간에 샷의 폭이 작아졌다. 문제는 자세가 고정되지 않으니 미스샷도 많고, 잘 맞아도 200미터도 안 나가는 침체기가 찾아왔다. 그때 친구들의 조언은 풀샷을 연습하라였다. 이후 신비오 프로에게 이 문제를 상의했고, 풀샷을 지속적으로 연습했다. 특히 왼손을 일정하게 유지해 공을 맞추는 것에 실수를 줄이는 법을 깨닫고, 그에 맞추어 연습했다. 이후 풀샷을 하면서도 미스샷이 줄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200~250미터를 안정적으로 보내는 것 같다. 물론 언제 다시 어긋날지는 모르지만.


상대적으로 여성들은 레이디티에서 치기 때문에 드라이버 거리가 절대적인 요소는 아닌 것 같다. 고향 친구로 ‘매의 유령’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대순이는 드라이버 샷의 평균 비거리 165미터지만 골프존 핸디는 +1.7로 이븐 플레이어에 근접한다. 개인적으로 여성 플레이어들과는 많은 경기를 하지 못했는데, 여성들은 우드나 유틸리티를 안정적으로 치는 습관을 가진 이들이 점수가 상당히 낮다. 남자들이 힘으로 드라이버를 250미터씩 보내고, 우드에서 실수를 많이 할 때, 여성들은 안정적으로 거리를 내면 당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그간에 교훈 중 하나였다.

드라이버탄착군.jpg 3월 23일 내 드라이버 샷 탄착군

또 드라이버를 사용할 때는 전략도 상당히 중요하다. 사진은 3월 23일 골프존 스크린골프로 샤인데일CC 데일/샤인 코스에 친 드라이버의 탄착군이다. 데일 코스 1번은 236.17미터를 가는 바람에 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물론 페이드샷이었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벗어난 결과가 된 것이다. 사실 이 홀은 화이트 티에서 칠 경우 406미터의 par 5홀이기 때문에 드라이버를 성공적으로 치면 이글도 노릴 수 있는 홀이고, 200미터만 안정적으로 치면 다음 샷들이 쉬워지는데, 지나치게 멀리 나가서 해저드에 빠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첫 샷이 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4 온 2 퍼팅으로 보기를 기록했다.


또 연습을 하다 보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거리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70미터대나 110미터 정도로 샌드웨지나 피칭웨지로 공략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물론 30미터 이내로 짧으면 더 좋겠지만 50~60미터로 예매한 것보다는 샌드나 피칭으로 풀샷을 했을 때 거리가 정확한 편이라 75미터나 110미터를 남기는 게 가장 정확도를 높인다. 따라서 다음 샷이 이 정도 거리라면 드라이버를 많이 보내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200미터쯤 적당히 보낸 후 자신 있는 거리를 남기는 게 더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이다.


자문: 골프존파크 효성마스터즈점(인천 계양구) 대표 신비오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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