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hanté de te rencontrer.

네덜란드와 꿈꾸는 자전거.

by Writer Liam

#15.

Enchanté de te rencontrer.



암스테르담 나들이(?)를 마치고

로테르담으로 다시 돌아온 날이었다. 나는 호스텔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유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내게 상당한 매력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으로 인터넷을 통해 센트랄 역 인근에 위치한 호스텔을 예약한 후 찾아갔는데 특이하게도 침대 외에 베개 및 이불은 유료 제공인 곳이었다.(그래도 저렴한 가격과 역이 가깝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나름 괜찮네~하면서 지내던 도중에 우연히 프랑스에서 온 사람과 이야기를 하게 되고 친목을 다질 기회가 생겼다. 이름은 ‘탄(Tranh)’이며 파리 인근에서 태어나서 자라 살고 있는 23살의 베트남-프랑스 혼혈인 친구였다. 자신의 친구들과 영상 제작 크루를 하며 최근에는 해산물 레스토랑 매니저로 일하다가 재충전의 목적으로 네덜란드 여행을 왔다고 했다.


친목의 매개체는 ‘축구’였다. 때마침 월드컵 기간이었고 탄이 보고 있던 경기에 내가 관심을 보이며 같이 보게 되면서 서서히 대화를 하게 되었다. (나 역시 그렇지만) 영어가 익숙한 편이 아니었기에 우리는 간단한 영어 회화 위주로 했지만 가끔은 내가 영어로 말한 것을 프랑스어로 번역해가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덕분에 간단하게 프랑스어로 인사를 나누는 법은 확실히 배우게 되었다.


정말 간단한 기본 인사인 ‘Bonjour, Je m'appelle Liam. Enchanté de te rencontrer.’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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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친목의 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서로의 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이때 탄이 자신이 작업한 영상들을 보여줬었다. 그 영상을 보고 난 후는 이게 정말 아마추어 영상 제작자의 실력인지 의심케 할 정도의 퀄리티가 담긴 정도였다고 생각된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영상은 스케이트보드, BMX 등이 주종목인 레저스포츠 대회 영상과 말레이시아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들 그리고 1분 10초~20초 내외의 짧은 영상들이었다. 탄과 그의 친구들에게는 그것들이 일종의 프로젝트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탄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크루 멤버들이 그 안에서 연기(?)를 펼치면 탄의 친구 한 명이 힙합 비트 같은 배경음을 만들어서 영상에 입히는 방식이었다.(탄은 엄청난 힙합 음악의 팬이다.) 보고 나니 한 편의 짧은 뮤직 비디오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무엇보다도 카메라 워크가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일본 여행 영상 촬영이었고 내년 봄쯤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하며 한국에서 불법인 것과 합법인 것이 무엇인지, 텐트를 치고 해변가에서 잘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내게 물었다. 도움이 됐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대답은 해주었다. 그냥 도움이 많이 됐길 바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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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떠나기 전날 우리는 케밥 가게에 가서 같이 식사를 하며 브라질 VS 스위스의 경기를 보고 소셜 미디어 친구도 맺고 나의 서툰 프랑스어와 그 친구의 서툰 영어로 아주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못내 아쉬운 듯 잠에 들기 전 탄은 내게 ‘오 친구여.’라는 말과 함께 언젠가 프랑스에서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만약에 이뤄질 수 있다면, 그와 크루 멤버들이 영상을 만들고 나는 그 모습을 촬영하여 글을 쓰는 컬래버레이션을 하면 어떨까 하는 말도 주고받았는데 사실 난 개인적으로 정말 그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나와 비슷한 듯 같은 꿈을 가진 누군가를 만나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언제나 너무 기분이 좋다고 생각이 된 시간이었다.


만나서 너무나도 반가웠어, 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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