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초만 아파하겠습니다.

생각의 가지치기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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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파.”
그 말이 마음 깊은 곳에서 저절로 흘러나왔다.

30대가 되면서 깨달았다. 상처 입은 사람 곁에 오래 머물면, 나도 상처받는다는 걸. 그래서 사람을 피했다. 고요히, 조심스레, 때로는 외롭게.

40대가 되면서 깨달았다. 아무리 피해도 사람을 완전히 피할 순 없다는 것. 버스를 타도, 운동을 하러 가도,
누군가는 예고 없이 다가와 마음을 툭 건드렸다. ‘날 좀 내버려둬요, 나는 절대 I라고요. E님 당시의 호기심을 위해서 나를 건드리지 말아주세요. 그냥 가던 길가요. 왜그러세요?’라고 속으로 외쳐봤지만, 어제도 오늘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 툭 치고 지나갔다.

그들의 말과 행동에 몇 날 며칠, 아니 몇 달 동안 마음이 아팠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를 포함해서 세상 모든 이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걸. 상처는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마음을 바꿨다. 상처를 피하려 애쓰기보다, 빨리 치유하는 법을 배우자. 처음엔 3일만 아프기로 했다. 3일이 지나자 가벼워졌다. 그러다 3일조차 아까웠다. 내가 왜? 그들때문에 3일이나 아파해야하지? 그래 하루만 아파하자. 하루도 아까웠다. 그래 3초만 아파하기로 했고 이제 딱 1초만 아파하기로 했다.

그즈음, 사무실에 있던 나무를 바라보게 되었다. 무성한 가지와 풍성한 잎은 겉으론 건강해 보였다. 하지만 속은 이미 병들어 있었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빛을 받지 못해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나는 가지치기를 시작했다.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내 마음도 그랬다. 과거의 말, 부정적인 시선, 지나친 자기비판. 그 모든 감정의 가지를 하나씩 잘라냈다.

그러자 마음이 가벼워졌다. 사무실을 나오는 저녁 공기가 달라졌다. 모든 가지가 필요한 건 아니었다. 때로는 덜어낼 줄 아는 것이 살아가는데 필요했다. 오늘도 나는 마음속 가지 하나를 조용히 자른다.
그리고 속삭인다.
“괜찮아, 딱 1초만 아프자. 그리고 다시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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