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계획하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다는 것
“정상입니다. 이제 1년 후에 보면 되겠네요.”
이 짧은 한 마디를 듣기 위해 6개월을 기다렸다.
나는 다이어리에 계획을 적어두는 걸 좋아한다.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평가하고 다음 주를 계획한다. 한 달을 계획하고 세 달 단위로 삶을 평가한다.
하지만 단 한 주, 예외가 있다.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는 일주일.그건 바로 정기검진 후 결과가 나오는 일주일이다. 그 주의 마지막 날, 나는 다음 주의 페이지를 일부러 비워둔다. 계획을 세워도 의미가 없다. 의사에게 어떤 말을 듣는지에 따라서 세웠던 결과가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 되어 버리곤 했다. 그 시간은 그저 조용히 흘려보낸다.
그 일주일이 지나갈 때마다 생각한다.
"인생 최고의 사치는 내일을 계획하고, 자녀를 기를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었다는 것."
가끔은 당연하게 여기던 일상—아이와 나누는 아침 인사, 밥을 짓고, 숙제를 살펴보고, 내일은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소소한 시간들—이 얼마나 고귀한지, 그 가치를 새삼 실감한다.
오늘도 나는 사치스러운 인생을 살고 있다.
다시 계획을 적고, 아이의 다음 계절 옷을 고민하고, 이번 주말엔 어디를 갈지 생각한다. 그 사치가 오래도록 계속되기를. 그래서 1년 후 이 자리에서 다시, "정상입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