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된 시간, 나를 찾아가는 길-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있는 길이 고맙다. 퇴사를 하고 난 후, 나에게는 갈 곳도, 만나야 할 사람도 없었다. 아침에 일어날 이유도 없었고,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랐다. 직장 동료들은 여전히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고, 친구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는 나이였다. 나는 혼자가 되었다.
그렇게 무작정 길을 나섰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방 안에 갇혀 있느니 차라리 걷고 싶었다. 무언가를 찾고 싶은데, 무엇을 찾아야 할지도 몰랐다던 거리들을 헤매었다. 길을 걸어도 내 삶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나 혼자서만 멈춰 있는 것 같았다.
그때 내가 자주 가던 곳이 도서관이었다. 한낮의 도서관은 시험 기간이 아닌 탓에 조용했고, 나는 텅 빈 책상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곤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곳에서의 반복된 하루가 나를 차분하게 만들었다.'오늘의 시간이 가기는 갈까? 내일은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침에 계단을 오를 때와 저녁에 내려올 때, 그 무거웠던 발걸음은 너무도 지루했다. 매일이 단조로움과 지루함의 반복이었다.
그렇게 지루하고 외로웠던 시간들은 어느새 지나가 버렸다. 이제는 다시 그 길을 걸을 여유조차 없어졌다. 바빠졌고, 해야 할 일들도 많아졌다. 만나야 할 사람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가끔은 그 시절을 떠올린다. 그때의 시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었다. 사진 속 이 계단처럼, 내려가는 길이 있으면 다시 올라가는 길도 있다. 혼자 걸어야 하는 시간이있고 함께 걸어야 하는 시간이 있는 것 같다.
다시 이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 여전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신께서 허락하신 이 길은 나를 더 깊어지게 만들고,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혼자 걸어야 하는 길이 찾아온다면, 그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때로는 그 길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조금 더 유쾌하게 걸어보자. 언젠가 이 길도, 지금 돌아보는 것처럼 소중한 추억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