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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피드백

그 말을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

[피드백 연재 2] 피드백의 기술

by 최윤희

[연재 2회] 피드백의 기술


최근 한 조직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자료, 솔직히 너무 실망스러워. 좀 더 신경 써서 준비할 수 있지 않았나?”
회의에서 팀장이 말하자 팀원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표정이 굳었다.


팀장의 기대와 달리, 보고서의 질은 좋아지지 않았다. 성과를 높이고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는
좋은 의도의 피드백이었는데 왜 효과가 없었을까?


‘의도가 좋을수록 갈등을 일으키기 쉽다’것을 인지하지 못할 때가 있다.
대화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좋은 의도의 나쁜 표현이다. 의도가 좋을수록 표현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엄마의 잔소리가 진짜 힘든 이유는 모두 옳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옳은 이야기라고 알지만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힘든 거다. 바른말은 의외로 폭력적이다. ‘팩폭’으로 야단치면 반론조차 힘들기에 더 잔인하다. 의도가 좋을수록 갈등을 일으키기 쉽다. 웬 궤변이냐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좋은 의도가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우월감을 가지게 된다. 더욱이 상대방을 위한 피드백이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잔소리는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 잘되라고 하는 피드백인데 관계만 나빠지고 갈등만 생긴다. 상대방을 위한 피드백이라는 자기의 좋은 의도만 생각한다. 아무리 옳은 이야기라도 너는~으로 전달하면 효과는 반감된다. 피드백이 살아 움직이려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 듣는 사람이 듣고 싶게 표현해야 한다.



피드백이란 다른 사람의 공간에 들어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공 간에 들어가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노크해야 한다. 존중이 나 예의가 없다면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나 메시지로 노크해서 “제가 들어가도 될까요?” 혹은 “나는 이렇게 느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둘째, 솔직하게 진심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셋째, 명령이나 판단이 아니라 사실만 말한다. 예를 들어 회의시간에 후배가 늦었다면 “왜 맨날 늦나요?”(판단, 비난) “다음에 늦으면 각오하세요.”(경고)라고 하기보다는 “회의 시작했어요. 모두 기다리고 있어요.”(사실)라고 단순하게 말한다. "이번 보고서는 저에게 임팩트를 주지 못했어요" 사실과 느낌을 공유하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판단하면 주도성이 생긴다. 스스로 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대화의 핵심은 좋은 의도가 아니라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다. 어떤 상황에서 피드백은 내용보다 다독임이 중요하다. 잘못된 피드백은 팀원의 동기를 꺾고, 업무 몰입도를 낮춘다. 반대로 ‘잘 전달된 피드백’은 팀원의 성장을 촉진하고, 더 나은 성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을까?
오늘은 바로 이 피드백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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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효과적인 피드백의 핵심 요소 (SBI 모델)

좋은 피드백은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행동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 SBI 모델이다.


① 상황 (Situation) – 언제, 어떤 상황이었는가?

“지난주 발표 미팅에서…” “이번 프로젝트 진행 중에…”

② 행동 (Behavior) – 어떤 행동이 문제였는가?

“자료의 핵심이 명확하지 않았어.” “회의에서 네 의견을 거의 말하지 않았어.”

③ 영향 (Impact) – 그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청중들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어.” “그 결과, 팀이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어.”


SBI 모델 적용 예시 : “지난주 발표에서 (Situation), 핵심 포인트가 명확하지 않았어 (Behavior). 그래서 팀원들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질문이 많아졌어 (Impact). 다음번엔 주요 내용을 먼저 정리해서 전달하면 더 좋을 것 같아.”

이렇게 피드백하면 ‘무엇을, 왜 개선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2. 피드백 전달의 기본 공식
: ‘기여 (동기 + 에너지 UP) + 개선(실질적 변화)’

피드백을 할 때 ‘무엇이 문제인지’만 말하고 끝낸다. 그러나 효과적인 피드백은 ‘잘한 점’과 ‘개선할 점’을 균형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 기여와 애씀 먼저 인정하기
②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

피드백 예시: “이번 프로젝트에서 기획안을 꼼꼼하게 정리한 점이 정말 좋았어. (기여, 인정)
그런데 내용이 조금 복잡해서 팀원들이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어.
다음에는 요약본을 먼저 제시하면 더 효과적일 것 같아. (개선)”


3. 대화형 피드백 vs. 일방적 피드백

피드백을 ‘질문’으로 전환한다. 좋은 피드백은 ‘함께 해결책을 찾는 대화’가 된다면 효과적이다. 문제 지적을 넘어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다. 질문을 통해 사고를 확장시킨다. 스스로 개선 방향을 찾게 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X : 일방적 피드백 : “너, 다음번엔 더 논리적으로 설명해.”

O : 대화형 피드백 : “이번 발표에서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어떤 점이 어려웠어?”

“다음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면 더 효과적일까?”

‘지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책을 찾고 개선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저성과자들은 이 과정을 힘들어한다. 힘들어해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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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은 ‘관계’와 ‘성과’를 동시에 키우는 기술이다. 리더로서 피드백을 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과의 신뢰를 지키면서도, 성장을 돕는 것이다. 부정적인 말투로 팀원을 주눅 들게 하면, 피드백이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반대로, 너무 조심스럽게 피드백을 주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명확하면서도 따뜻한 피드백이야말로 최고의 리더십 기술이다. 그래야 팀원들은 피드백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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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정리하니 쉬운 것 같지만, 사실 쉽지 않음을 너무나 잘 압니다. 저는 리더로 살기로 결심하면서 제가 가장 부족하기에 계속 노력해야 하는 것은 인격수양 같습니다. 오늘도 다시 한번 글을 쓰며 다짐합니다.


[연재3]에서는 팀원들이 피드백을 잘 받아들이도록 돕는 법과 조직 차원에서 피드백 문화를 정착시키는 전략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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