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추구한다. 한 때는 TV도 없었고, 소파도 없었고, 심지어는 침대도 없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TV, 소파, 침대는 말해 무엇하며 3대 이모라는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건조기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삶이 맥시멀리스트에 다가서자 살이 맥시멀리스트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편리한 삶이 꼭 살이 된다는 법은 없지만 나에게는 묘하게 시기가 맞아떨어졌다.
나날이 몸무게가 인생 최대치를 경신하게 되자 나는 위기감을 느꼈다.(이제서야?)
살을 빼기 위해서 수많은 규칙이 필요하다. 아침 공복에 유산소 운동을 할 것, 저녁 6시 이후에는 금식할 것, 배달 음식 먹지 않을 것 등등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니멀리스트다. 규칙도 미니멀하게 정했다. 단 한 가지
탄산은 끊는다
결과는 놀라웠다. 단 1주일 만에 2kg이 빠졌다.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언가를 하지 않았을뿐.
탄산음료만 마셨을 때는 몰랐는데 탄산음료가 아닌 것을 마시려고 하니 이 세상에 탄산음료가 왜 이렇게 많은지. 제로음료는 괜찮다는 말도 있지만 완전히 믿을 수가 없어서 제로음료마저 끊어버렸다. 그랬더니 편의점에서 마실 수 있는 것이라곤 우유 밖에 없더라.
입에서는 잠깐, 엉덩이에서는 평생
영어 속담
아무것도 한 것도 없이 몸무게가 빠지자 신이 나서 새로운 규칙을 추가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운동 규칙을 정했다.
주 3회 5km 달리기
처음에는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빠르게 걷는 속도로 천천히 달렸다. 요즘에는 슬로우 러닝이 유행한다고 하던데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5km를 채우는데 대략 1시간 가까이 걸릴 정도로 천천히 뛰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무릎은 세 자리 수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운지 며칠 뛰지도 않았는데 계단을 내려갈 때면 무릎에서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무리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무릎에 무리가 덜 가는 싸이클로 노선을 변경하였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꼬리뼈에 통증이 생겼다. 이 놈의 몹쓸 몸뚱아리. 그거 조금 운동했다고 비명을 지르다니.
온갖 고통을 이겨내고 꾸준히 운동해도 몸무게가 도저히 빠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이어트는 운동이 30 식단이 70이라고 하던데 결국 먹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세끼 다 먹으면 살쪄요
김사랑(1978~)
간헐적 단식이 그렇게 효과가 좋다던데 아침과 저녁 중에 무엇을 포기할까? 사람마다 선택은 다르겠지만 나는 아침을 포기했다. 아침은 무언가를 먹기에는 조금 바쁠 뿐만 아니라 저녁을 포기하면 밤늦게 야식을 먹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저녁을 18시에 먹고 다음날 12시까지 공복을 유지하기로 하였다. 18시간의 단식이 얼마나 도움을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