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좋아하는 딸내미를 위해 친정 엄마는 매일 생밤을 손이 부르트도록 깎으신다. 힘든데 그만하시라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앉은자리에서 날름날름 한 봉지를 다 먹어치우니 엄마는 그래그래 알겠어. 하면서도 밤 깎는 일을 멈추지 못하신다.
곱게 깎아서 주신 밤으로 밤조림을 만들었다. 내일 담이 서울 갈 때 간식으로 싸 주려고. 친정 엄마의 수고에 날름 숟가락만 얹은 셈이다. 엄마는 나를 위해, 나는 딸을 위해… 당연한 것처럼 값없는 사랑을 흘려보낸다.
담이는 내일 혼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간다. 90대 1의 경쟁률인데 시험 치러 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아서 진지하게 고민하던 나와는 달리 큰 아이가 결과는 알 수 없는 거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동생을 다독인다. 엄마보다 낫다.